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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불안에 나스닥 5.5%↓…'안전자산' 美국채로 돈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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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성훈 기자I 2026.10.19 10:4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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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주가 따라 떨어지던 국채값 '반전'
"허 찔릴라"…국채값 하락 베팅 투자자들 긴장
앤스로픽·코어위브 흔들리며 'AI 균열' 우려
"AI발 침체 땐 방패" vs "강세는 눈속임"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인공지능(AI) 관련주가 흔들리자 미국 국채가 다시 ‘안전자산’ 역할을 되찾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채 가격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데 대거 베팅했던 투자자들이 허를 찔릴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사진=AFP)
(사진=AFP)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주(12~16일)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약 0.17%포인트 떨어져 16일 5.09%(미 재무부 기준)로 마감했다. 같은 기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100지수는 5.5% 급락했다. 국채 금리가 떨어졌다는 건 국채 가격이 올랐다는 뜻으로, 주식시장이 불안해지자 상대적으로 안전한 국채로 돈이 몰린 것이다.

블룸버그는 미 국채 금리와 나스닥100지수가 한 주에 이만큼 함께 떨어진 것은 지난해 4월 관세 충격 이후 처음이라며, 이번 채권 강세가 눈에 띈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국채는 주가가 떨어질 때도 함께 약세를 보이며, 주식 손실을 메워주는 ‘방패’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뜨거운 물가와 탄탄한 경기, AI 붐 자금 조달을 포함한 정부·기업의 대규모 차입이 겹치면서 국채를 팔려는 압력이 계속됐기 때문이다. 이에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앞서 7개월 동안 꾸준히 올라 20여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

이번 국채 강세가 더 두드러진 데는 투자자들이 국채 하락에 이례적으로 크게 베팅해온 영향도 있다. 국채 가격이 오르면 하락에 베팅했던 투자자들이 손실을 줄이려 국채를 되사들이면서(숏커버링) 상승 폭이 더 커질 수 있다. 지난주에도 추세추종 펀드인 상품거래자문사(CTA) 등이 극단적인 매도 포지션을 정리하면서 국채 강세를 부추겼다. 제임스 에이시 말버러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포트폴리오매니저는 “마크 트웨인의 말을 빌리자면 미 국채가 죽었다는 소문은 크게 과장됐다”고 말했다.

AI 붐이 끝났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 과거에도 AI주 변동성은 오래가지 않았다. 다만 앤스로픽의 매출 증가세 둔화 조짐과 AI 클라우드 업체 코어위브의 채권 가격 하락은 AI 붐이 국채 약세를 부추겨온 흐름에 균열이 생긴 것 아니냐는 의문을 낳고 있다. 그동안 막대한 AI 투자는 경기를 끌어올렸고, 반도체 수요 급증은 물가를 자극해왔다.

아폰수 보르제스 율리우스베어 채권전략가는 보고서에서 “AI발 경기 하강은 보다 전통적인 부정적 수요 충격에 훨씬 가까울 것”이라며 물가를 끌어내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경우 “중기 국채가 다시 효과적인 포트폴리오 방어 수단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투자 자금을 놓고 국채와 경쟁하는 AI 인프라용 회사채 발행 홍수도 그동안 국채에는 부담이었다. 대형 기술 기업을 중심으로 투자등급 기업들이 올해 발행한 채권은 약 1조7000억달러(약 2275조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29% 늘었다. AI 투자 기대가 꺾이면 이 흐름이 거꾸로 국채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존 브릭스 나티시스 북미 금리전략 책임자는 “AI 관련 채권 가치가 떨어지면 투자자들은 새로 나오는 채권을 사는 데 관심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회사채가 국채로 갈 돈을 빨아들일 것이라는 걱정이 줄면서 장기 국채 매수가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안전자산 수요는 물가 부담에 짓눌렸던 국채에 숨통을 틔웠다. 지난주 예상보다 높은 소비자물가 지표에 이달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확률이 한때 50% 안팎까지 올랐지만, 증시 매도세가 커지면서 확률은 낮아졌다.

다만 시장은 여전히 연말까지 한 차례, 내년에 또 한 차례 금리 인상을 예상하고 있어 신중론도 나온다. 스티븐 배로 스탠다드뱅크 G10 전략 책임자는 앞으로의 물가 위험과 투자 자금이 국채에서 주식으로 옮겨가는 구조적 흐름을 들어 최근 국채 강세를 ‘눈속임’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16일 유가가 급등하자 국채와 주식이 동시에 약세를 보인 것도 국채의 방어 역할이 얼마나 쉽게 흔들릴 수 있는지 보여줬다.

반면 장기 투자자에겐 상황이 다르다는 분석도 있다. 마사히코 루 스테이트스트리트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선임 채권전략가는 “AI발 위험회피 국면이 커진다면 국채는 지난 몇 년간 투자자들이 아쉬워했던 방어 수단 역할을 점점 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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