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부산 돌려차기' 후속입법 속도…이달 중 결론낼듯

김기덕 기자I 2023.06.19 16:52:49

법사위, 특정강력범죄 처벌특례개정안 등 논의
재판 받는 피고인 신분도 공개·30일 이내 촬영
여야, 잠정 합의…이달 소위·전체회의서 재논의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부산 돌려차기’ 사건에 대한 국민적 공분이 높아지면서 국회 차원에서 강력 범죄자에 대한 신상 공개 대상을 확대하고, 피해자 2차 가해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입법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강력 범죄를 저지른 경우 신상 공개 대상을 피의자에서 피고인으로 넓히고, 과거 사진이 아닌 실물과 비슷한 가장 최근 모습을 촬영해 공개하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는 19일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 일부개정법률안, 특정범죄에 대한 피의자 신상정보 공개법안 등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서 여야 의원들은 앞으로 강력 범죄자에 대한 신상 공개 대상을 대폭 확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다만 공개 대상 확대 범위와 방식, 절차 등과 관련해 구체적인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르면 이달 내 열리는 소위와 전체회의를 통해 재논의해 의결될 예정이다.

현행 법률상 강력 범죄 피의자에 대한 얼굴·이름·나이 등 신상을 공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새벽에 귀가하던 20대 여성을 무차별 폭행한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경우 강력 범죄의 피의자가 아닌 중상해 혐의를 받는 피고인 신분이라 법원 확정 전까지 신상 공개가 이뤄지지 않았다. 또 신상 공개 결정이 난 피의자들의 신상 정보가 언론을 통해 공개됐지만, 현재 사진이 아닌 과거 증명사진만 공개돼 신상 공개에 대한 실효성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법사위는 법률 개정을 통해 앞으로 미국과 같이 범죄자의 최근 모습(30일 이내)을 담은 머그샷(mug shot·범죄자 인상착의 기록 사진)을 찍어 공개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권칠승 법사위 법안심사제1소위원회 위원장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경찰청에 따르면 범죄자 신상공개제도가 도입된 2010년부터 2023년 5월까지 약 14년간 발생한 특정강력범죄는 총 9만8797건에 달했지만 신상정보공개위원회의 개최 횟수는 같은 기간 47건에 불과, 전체 특정강력범죄의 0.04%에 그쳤다. 이에 국민의 알 권리 보장 및 피의자 재범방지 차원에서 피의자의 신상 공개가 필요하다는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현재 국민의힘에서는 양금희, 홍석준, 박형수 의원 등이 기소된 피고인에 대해서도 신상 공개가 가능하도록 한 내용을 담은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민주당에서는 안규백 의원이 비슷한 내용을 담은 ‘특정범죄에 대한 피의자 신상정보 공개법안’을 발의했다.

이들 법안에는 살인, 중상해, 성폭력, 인신매매, 마약사범 등 피의자 또는 피고인의 신상공개 대상이 되는 특정범죄를 규정했다. 또 피고인들의 얼굴을 공개하는 경우 정보 공개가 결정된 시점으로부터 30일 이내의 모습으로 공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아울러 피해자 2차 가해 방지를 위해 가해자가 보복을 시사하면 가중 처벌하는 입법도 추진한다. 박대출 정책위 의장은 지난 16일 간접적으로 보복범죄를 시사하는 사람을 처벌할 수 있는 근거 규정과 이와 관련 협박죄의 법정형 상한을 높이는 내용을 발의했다. 또 피해자에 대한 개인정보 보호 필요성이 인정될 경우 민사소송 단계에서 피해자의 개인정보가 가해자에게 전달되지 않도록 하는 보호조치 의무규정도 민사소송법 개정안에 담겼다.

법사위 소속 국민의힘 간사인 정점식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오늘 논의된 강력범죄자 신상 공개의 경우 머그샷을 도입해야 한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여야 간 이견이 없었지만 관련 절차와 방법, 관계기관과의 의사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재논의하기로 했다”며 “국민들의 요구가 있기 때문에 이달 내 최대한 빨리 심사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권칠승 법사위 법안심사제1소위원회 위원장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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