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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이 중진공으로부터 제출받은 ‘2018년 해외거점 성과평가’에 따르면, 당시 호치민BI와 뉴델리BI는 계량평가에서 각각 18등과 15등을 기록했다.
그러나 비계량평가를 더하자 결과는 뒤집혔다. 애초 계량평가 18등이었던 호치민BI는 1등으로, 15등이었던 뉴델리BI는 2등으로 각각 올라섰다. 계량평가에서 7등을 기록한 뉴욕BI는 비계량평가를 더하자 18등으로 하락했다.
비계량평가는 본사 ‘협조도’나 성공사례 발굴을 위한 ‘노력도’, 성과관리 ‘적정성 및 난이도’ 등 수치화가 어려운 평가지표로 구성돼 있다. 평가자의 주관적·자의적 평가로 배점을 받기 때문에 객관성이 떨어진다는 게 조 의원의 지적이다. 조 의원은 이상직 전 이사장의 요청사항에 협조적인 BI에는 비계량 점수 최고점을 부여하고, 그렇지 않은 BI에는 보복성 비계량평가를 실시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조 의원실이 확보한 중진공 내부 관계자 제보에 따르면, 뉴델리BI의 경우 이 전 이사장이 2018년 7월 뉴델리를 방문했을 때 티베트에 동행해 경비행기를 시승하게 해주는 등 적극적으로 협조한 부분이 비계량평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이에 대해 중진공 관계자는 “이 전 이사장은 당시 경비행기에 탑승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호치민BI는 2018년 3월 문재인 대통령의 베트남 순방에 협조한 성과를 비계량평가를 통해 높게 인정받았다는 게 중진공 측 주장이다.
조 의원은 “공공기관 및 정부 부처는 자체평가 시 비계량과 계량 모두 지표로 활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비계량평가로 계량평가 시 등급(등수)이 5단계 이상 바뀌는 건 계량지표를 무력화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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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2019년 뉴욕·상하이·도쿄·하노이BI는 수출증가율 지표에서 모두 0점을 받았다. 그러나 중진공이 조 의원실에 제출한 ‘2017~2019년 수출BI 거점별 수출실적 및 증감률’에 따르면 뉴욕을 제외한 상하이와 도쿄, 하노이는 2019년 수출액이 전년도에 비해 오히려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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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진공 해외거점 성과평가 심의위원회가 거점별 등급을 1단계씩 조정할 수 있도록 정한 권한을 악용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2019년 평가상으로 도쿄는 B등급, 상하이는 C등급을 받아야 했지만 심의위원회는 도쿄는 한 계단을 내리고 상하이는 한 계단을 올렸다.
조 의원은 “산자위 피감기관이며 국민 세금 11조원을 쓰는 중진공이 한 사람에 의해 사조직이 됐던 사실을 밝혀냈다”며 “중진공에 대한 감사원 감사와 함께, 하루빨리 중진공이 진정한 중소벤처기업 진흥을 위한 기관으로 환골탈태하기를 요청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