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는 17일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제9차 무역투자진흥회의를 열고 내년부터 경부고속도로 양재IC(나들목)를 중심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 연구소 300여 개가 산재한 이 지역을 R&D 직접 단지로 조성한다고 밝혔다. 이찬우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3조원 규모의 민간 투자를 끌어내 이곳을 인근 판교와 연계한 기업 R&D의 랜드마크로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구 지정 통한 파격적인 규제완화
핵심은 특구 지정을 통한 파격적인 규제 완화다. 현재 우면산을 배후로 ‘삼성전자(005930) 서울 R&D 캠퍼스’와 ‘LG전자(066570)기술원’, ‘KT(030200)우면연구센터’ 등이 들어서 있는 우면동과 중소업체 연구시설이 모인 지하철 신분당선 매헌역 일대 양재동 땅 30~40%가량은 대형 개발이 불가능한 자연녹지와 주거지역(2종)으로 묶여 있다. 양재IC 주변 파이시티(옛 화물트럭 터미널) 용지와 양곡도매시장, 화훼공판장 등은 상업지역이지만, 유통·물류 시설만 들어설 수 있는 도시계획시설로 지정돼 마찬가지로 개발이 어려운 형편이다.
|
◇연구소 신·증설 내년부터 본격화
연구소 신·증설 등 본격적인 개발은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정부는 각종 인허가 절차를 줄이는 패스트트랙을 적용해 투자 유치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우면동에 자리 잡은 2개 대기업이 이미 9000억원이 넘는 규모의 연구시설 증설 계획을 전해왔다”고 말했다.
부동산시장도 들썩일 조짐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양재·우면지구는 입지가 좋고 주변에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가 많아 확장성도 큰 편”이라며 “향후 그린벨트가 풀려 자족 기능을 충족할 저렴한 택지 공급이 이뤄지면 판교 이상의 집적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우면동 ‘서초네이처힐 4단지’ 아파트 전용면적 85㎡형 전세는 현재 6억 9000만원으로, 불과 5개월 새 1억원이 치솟았다. 지난해 11월부터 단지 바로 옆 삼성전자 R&D 센터에서 연구·개발 인력 4000여 명이 새로 근무를 시작한 여파다. 이 일대 대기업 연구 센터가 들어선 곳은 이미 후광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양재대로가 과거 테헤란로에 버금가는 새로운 강남 개발 축으로 떠오르리라는 전망도 나온다. 양재·우면 혁신 특구를 시작으로 도로를 따라 강남구 개포동 재건축, 구룡마을 개발, 송파구 가락시영 재건축, 수서역세권 개발 등 대형 호재가 많아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