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3일 박근혜 대통령은 중국 톈안먼(天安門) 광장에서열린 ‘중국 항일전쟁 및 세계 반(反)파시스트 전쟁 승전 70주년(전승절)’ 기념 열병식 참관으로 중국 전승절 행사 일정을 마무리했다.
전일(2일)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치뤄진 정상회담에 이어 이날 행사에서도 박 대통령에 대한 시 주석의 ‘특급 대우’가 이어지면서 이번 중국 방문으로 한층 가까워진 한중 관계를 증명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날 열병식의 귀빈석인 톈안먼성루에서 박 대통령의 자리는 시진핑 주석의 오른쪽 두번째 옆자리였다. 시진핑 주석 바로 오른쪽 옆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착석했으며, 그 옆이 박 대통령이었다. 앞열에는 시 주석을 기준으로 오른쪽에는 외국정상이, 왼편으로는 중국 고위인사가 자리했다.
이같은 자리 배치에 대해 전문가들은 최상의 예우, 최고의 의전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2일에도 시 주석이 박근혜 대통령과 단독으로 특별 오찬을 가졌다는 점을 생각할 때 러시아에도 적절한 예의를 갖추면서도 한국의 위상과 한중 관계를 대외에 보여주는 부족함이 없었다는 설명이다.
김흥규 성신여대 정외과 교수는 “중국편으로 너무 경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지만, 21세기의 외교는 편가르기 보다는 공조의 측면의 강하다”며 “미중 간에도 협력하는 측면이 있다. 우리가 반드시 선택을 해야 하는 것처럼 생각하면서 선택의 폭을 줄여갈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임을출 경남대 교수는 “지난 한중 정상회담을 돌이켜봐도 시진핑 주석은 늘 박 대통령을 우대해 줬다”면서 “(이번 회담이) 한중 관계의 실질적인 진전, 실리를 확고하게 해주는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이날 열병식에서 최룡해 북한 노동당 비서가 성루 오른쪽 맨 끝에 자리한 것에 대해 “한반도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석하기도 했다. 양 교수는 “외형상으로는 한국에 대한 중국의 의전 수준도 볼 수 있지만 (한반도가) 분단된 상황에서 국력이 강한 한국은 두번째에 있고 북한은 서른번째 이후로 밀렸다”며 “한중 관계와 북중 관계의 현주를 보여주는 것 아니겠냐”고 봤다.
임을출 교수도 “북중 관계가 상당한 조정을 거치고 있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며 “중국은 지금까지 남북한에 대해 등거리 외교를 해왔다. 자리도 자리지만 이후 시 주석이 최룡해와 만나는지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