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등기 임원인 재벌오너 연봉도 공개되나(종합)

김정남 기자I 2014.04.02 17:32:25

민병두 의원, 5억 이상 미등기임원 연봉공개 법안발의
전경련 등 재계 강력반발‥"등기이사제는 무슨 의미냐"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임원보수 공개대상에 ‘5억원 이상 미등기임원’도 포함되는 내용의 법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올해 등기이사들의 연봉이 공개된 가운데 내년부터 베일에 가려진 미등기임원 오너일가의 연봉도 드러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에 재계는 즉각 강하게 반발했다.

국회 정무위 소속 민병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2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자본시장통합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다고 밝혔다.

법안은 임원들의 보수 공개대상에 상법에서 규정하는 ‘업무집행 지시자 등’ 실질적으로 이사역할을 수행하는 임원으로 확대하되, 연봉 5억원 이상인 미등기임원으로 국한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으면 등기이사에 오르지 않은 대기업집단 오너일가는 대부분 공개대상에 들어갈 게 유력하다.

예컨대 이건희 삼성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사장 등 등기이사가 아닌 삼성 오너일가가 그 대상에 포함된다. 신세계(004170) 이명희 회장과 정용진 부회장, 정유경 부사장도 마찬가지다. 최태원 SK(003600) 회장과 이재현 CJ(001040) 회장, 김승연 한화(000880) 회장 등 법원판결로 등기이사에서 물러난 오너들도 공개의무가 생기게 된다.

야권에서는 그간 그룹의 경영전반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오너들이 등기이사가 아니라는 이유로 연봉공개 대상에서 빠지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인식이 많았다. 박광온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도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미등기임원 오너들의 연봉도 공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 의원은 아울러 올해 연봉공개 의무 탓에 등기이사에서 미등기임원으로 내려와 공개를 회피하는 사례도 발의의 요인이라고 전했다. 현대제철(004020) 등기이사직을 내려놓은 정몽구 회장을 비롯해 오리온(001800) 담철곤 회장과 이화경 부회장, 김상헌 동서(026960) 회장, 박성경 이랜드 부회장 등이 대표적이다.

다만 재계는 강하게 반발했다. 등기이사들의 연봉공개도 과도하다고 여기는 상황인데 미등기임원들의 연봉까지 공개되는 것은 너무 무리하다는 것이다.

임상혁 전국경제인연합회 상무는 “미등기임원들의 연봉도 드러나야 한다면 등기이사제는 무슨 의미가 있느냐”면서 “연봉공개 자체가 기업경영을 계량화해 얼마나 기여했다는 것인지 알아보겠다는 건데 그건 너무 과도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 관련기사 ◀
☞삼성전자·애플 특허소송 2차전 돌입
☞대형주 장세 돌아온다..장바구니 뭘 담을까
☞[마감]코스피, 엿새째 상승랠리..2000선 고지 턱밑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