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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M&A 급증, 와이투솔루션 美 자회사 관심받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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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지헌 기자I 2025.12.03 09:51:01
[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올해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인수·합병(M&A)이 다시 활기를 띠는 가운데 공정 효율성과 대량 생산이 가능한 세포치료제 기술을 확보하려는 거래가 두드러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와이투솔루션(011690)의 미국 합작법인 룩사바이오테크놀로지(Luxa Biotechnology)가 개발 중인 건성 황반변성 치료제가 생산성·임상 성과 모두에서 경쟁사 대비 우위를 보이며 업계 주목을 받고 있다. 와이투솔루션은 지난 2019년 150억원을 투자해 룩사의 지분 50%를 확보한 바 있다.

건성 황반변성은 전체 황반변성 중 85~90%를 차지한다.(제공= 와이투솔루션)


25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글로벌 제약·바이오 M&A 거래는 21건, 규모로는 650억달러(약 95조50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연간 총액 370억달러(약 54조4000억원)의 두 배 가까운 규모로, 2021년을 정점으로 감소했던 바이오 투자 사이클이 다시 살아나는 모습이다. 특히 세포치료제와 유전자치료제 관련 거래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 3월 체내(in-vivo)에서 면역세포를 직접 조작하는 기술을 가진 벨기에 이소바이오텍(EsoBiotec)을 최대 10억달러(1조5000억원)에 인수했고, 길리어드 자회사 카이트파마는 정맥 주입만으로 DNA를 세포에 전달할 수 있는 플랫폼을 보유한 인터리우스 바이오테라퓨틱스를 3억5000만달러(약 5142억원)에 사들였다. 최근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가 RNA 기반 세포치료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오비탈 테라퓨틱스를 15억달러(약 2조2000억원)에 인수한 것 역시 같은 흐름으로 읽힌다.

세포·유전자 치료제 M&A를 들여다보면 단순 파이프라인 보강을 넘어 '생산 공정 단순화'와 '대량 생산 가능성'이라는 방향성이 관측된다. 기술적 혁신 못지않게 생산성·단가·표준화 등 상업화의 핵심 요소가 뒷받침된다는 것이다. 기존 세포치료제처럼 환자마다 세포를 채취해 배양·주입하는 구조로는 상업적 스케일업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대량생산 체계·임상 성과 갖춰"



이 같은 시장 분위기 속에서 룩사바이오테크놀로지가 개발 중인 건성 황반변성 치료제 ‘RPESC-RPE-4W’가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RPESC-RPE-4W는 성체 망막에서 유래한 RPESC(망막색소상피줄기세포)를 4주간 분화해 제조하는 방식으로, 회사 측에 따르면 기증자 1명으로부터 수천~수만명에게 투여할 수 있는 세포량을 생산할 수 있다. 세포치료제임에도 기성품(off-the-shelf)에 가까운 대량 생산 체계를 갖춘 것으로, 생산성과 공급 안정성 측면에서 글로벌 제약사들의 관심을 끄는 요인으로 꼽힌다.

품질 일관성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룩사 측은 단계별 배양 공정을 통해 냉동 보관 상태에서도 세포 생존율과 기능이 유지되도록 공정을 설계했다고 밝혔다. 이는 장거리 운송과 글로벌 공급망 구축이 필수적인 세포치료제 분야에서 핵심 경쟁 요소로 평가된다.

현재까지 발표된 임상 성과도 우수하다. 국제 학술지 '셀 스템 셀(Cell Stem Cell)' 9월호에 게재된 임상 1/2a상 중간 결과에 따르면 비교적 시력이 나쁜 환자군(worse vision·Snellen 20/200~800)의 경우 투여 12개월 이후 평균 22글자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 이는 미국 기준 법적 실명 상태를 벗어날 수 있는 수준이며, 치료 관련 중대한 이상반응(SAE)도 보고되지 않았다. 반면 경쟁사 리니지와 리제너러티브 패치 테라퓨틱스의 배아줄기세포(ESC) 기반 치료제는 저시력군에서 유의미한 개선을 보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룩사 치료제는 기술적 우수성을 토대로 글로벌 제약사의 관심을 확인한 상태다. 회사 측은 최근 기술이전·지분투자·M&A 등 다양한 형태의 논의가 실제 오가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열린 학회에서는 복수의 빅파마와 기술이전 미팅을 진행했고, 일부 해외 투자기관에서는 룩사 가치를 약 3억달러(약 4000억원) 수준으로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와이투솔루션 관계자는 "일부와는 기술·사업 협력, 투자, 라이선스, M&A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논의해 온 것은 사실"이라며 "나스닥 상장사의 합병 제안도 여러 차례 받았다"고 말했다. 다만 "계약 전 단계에서 기업명이나 조건을 공개하면 공정공시 위반 우려가 있어 구체적 언급은 어렵다"고 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올해 2월 RPESC-RPE-4W를 재생의학 첨단치료(RMAT)로 지정한 점도 기술가치 평가를 뒷받침하고 있다. RMAT은 안전성·초기 유효성·미충족 의료 수요를 충족해야 부여되는 제도로, 통상 임상 개발 속도가 단축되는 장점이 있다. 룩사는 내년 상반기 중 임상 1/2a상을 마치고 내년 말 톱라인 결과 발표를 예상하고 있다. 냉동 세포를 활용한 차기 임상시험계획(IND) 제출도 준비 중이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며 건성 황반변성 환자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황반변성 치료제 시장는 2031년 228억달러(약 33조 6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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