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모론·인종차별 부추겨"…英 가디언 엑스 공식 계정 게시 중단

양지윤 기자I 2024.11.14 09:29:13

"엑스 유해한 플랫폼"
"일론 머스크, 정치적 담론 형성에 활용"
전 CNN 앵커도 엑스 중단 선언
머스크 "그들은 불쾌한 선전 기계" 꼬집어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영국 유력 일간지 가디언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엑스(X·옛 트위터)에 콘텐츠 게시를 중단한다고 13일(현지시간) 밝혔다. 진보 성향인 가디언은 X에서 80여개 계정을 운영하며 약 2700만명의 팔로어를 두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10월 27일 뉴욕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유세에서 만세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AFP)
가디언은 웹사이트에 게재한 사설에서 “우리는 이제 X에 남아 있는 이점이 단점보다 크지 않으며, 그 자원을 다른 곳에서 저널리즘을 홍보하는 데 사용하는 게 더 낫다고 판단했다”고 X 게시를 중단한 배경을 설명했다.

가디언은 “극우 음모론과 인종 차별을 포함해 플랫폼에서 종종 홍보되거나 발견되는 불온한 콘텐츠를 고려할 때 한동안 고려해온 사항”이라며 지난 5일 치러진 미국 대선이 다뤄지는 방식을 보고 결정을 굳히게 됐다고 부연했다.

가디언은 “미 대선 캠페인은 우리가 오래 고려해온 것을 강조했다”며 “X가 유해한 미디어 플랫폼이며 소유주 일론 머스크는 그 영향력을 정치적 담론 형성에 활용해올 수 있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날 돈 레몬 전 CNN 앵커도 X를 떠난다고 밝혔다. 레몬 전 앵커는 “한때 이곳이 정직한 토론과 논의, 투명성, 언론의 자유를 위한 공간이라고 믿었지만 이제는 그런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3월 머스크와의 인터뷰 직후 머스크가 X와의 파트너십을 취소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X에서 한 논평가가 가디언의 엑스 사용 중단에 대한 글을 공유하며 “가디언은 언론의 자유의 적”이라고 비판하는 게시물을 올리자, 머스크는 그에 대한 댓글로 “그들은 극히 불쾌한 선전 기계”라고 꼬집었다.

한편 올해 영국에서는 북부서부 도시 사우스포트에서 세 명의 어린 소녀가 칼에 찔려 살해 당하자 용의자가 이슬람 이민자라는 거짓 게시물이 X와 다른 플랫폼에 올라오면서 폭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영국 내 일부 경찰 부서는 X에 게시를 중단했으며 다른 부서들도 이를 검토 중이다. 또한 최근 몇 달 동안 일부 영국 자선단체와, 건강 및 교육 기관도 더 이상 X에 게시물을 올리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영국 정부는 X에 계속 게시물을 올리지만 유료 커뮤니케이션은 사용하지 않고 있다. 메타의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에는 광고를 게재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영국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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