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전 10시 소집된 과방위 전체회의는 국민의힘 소속 과방위 위원 8명 전원이 불참한 채 열렸다. 정청래 과방위원장은 “여러 안건이나 회의 일정 등은 양당 간사 간 충분한 협의를 거쳐 합리적으로 운영할 것”이라면서도 “국민의힘은 간사 선임이 안 돼 조승래 간사(야당)와 협의할 수밖에 없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또 “상임위가 열리게 되면 최우선으로 참여해 성실한 의정 활동을 하는 게 본분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야당 의원들은 유감을 표명했다.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 상임위가 늦게 출범한 만큼 빠르게 정부 사업을 파악하고 일해야 하는데 국정 운영을 함께 책임져야 할 여당 의원들이 참석하지 않고 있다”며 “다른 상임위는 여야가 함께 참석해 업무보고 마쳤거나 예정 중인데 과방위만 여당이 불참하는 것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여당 간사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진 박성중 의원은 같은 시간대에 ‘공영 언론 블랙리스트 논란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제목의 토론회를 열었다. 정 위원장은 “과방위 전체회의가 열리는데 다른 장소에서 본인 행사를 여는 것은 국민들 보기에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
◇한상혁 “방통위 독립성은 법이 정하고 있는 것”
이날 전체회의에서는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의 임기 문제와 관련된 질의가 주로 나왔다. “임기 보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한 위원장은 “방통위의 독립성 보장은 법이 정하고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 여권의 사퇴 요구와 관련해 중도 사퇴할 의사가 없음을 재확인한 것이다. 한 위원장의 임기는 내년 7월까지다.
그는 “방통위 독립성 보장의 제도적 장치로서 방통위원들의 신분 보장과 임기를 두고 있다”며 “합의제 기구로 운영되는 것도 독립성 보장을 위한 장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방통위 독립성 뿐 아니라 이를 통해 방송의 독립성, 방송의 공공성 공영성 강화라는 가치 체계에 충실히 하는 것이 방송법의 정신”이라고 덧붙였다.
한 위원장은 “현재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느냐”는 이인영 의원의 질문에는 “안 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다만, 한 위원장은 “소관 법률 상정 등 필요하다면 어떤 방식으로든 (국무회의에) 참여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한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 국무회의 참석 명단에서 제외돼 여권으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 바 있다.
|
◇“대통령실서 과기부 산하 기관장 사퇴 요청? 전혀 없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문재인 정부의 공공기관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 “대통령실로부터 산하 기관장의 사퇴 요청을 받거나 유사한 지시를 내린 적 있느냐”는 박찬대 의원의 질의에 “전혀 없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지난 27일 블랙리스트 의혹으로 과기정통부와 통일부를 압수수색했다.
변재일 의원은 “정부 출연연구기관 임기제는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며 “만약 이걸 대통령 임기과 맞춘다면 정치권 줄서기를 할 수밖에 없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만약 윤석열 정부에서 (전 정권 인사라고) 임기 만료 전에 교체한다면 (자신들도) 똑같이 수사를 받게 될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며 “또 장관이 그런 요청을 받게 되면 차관한테 시키는 경우가 있는데 차관들도 유념해 처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도체 전문가’인 이 장관은 반도체 동맹 ‘칩4’에 대해선 “세밀하게 따져 결정해야 할 부분”이라며 “국익에 손실이 없는 형태로 결정돼야 한다”고 원론적으로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