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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치러진 2017학년도 수능에서 가장 논란이 큰 이의신청 문항은 한국사 홀수형 14번이다. 해당 문항은 1904년 창간한 대한매일신보에 대한 설명 중 옳은 것을 찾는 문제다.
보기는 ①국채 보상 운동을 지원하였다 ②최초로 발행된 순 한글 신문이다 ③대한민국 임시 정부의 기관지 역할을 하였다 ④조선 총독부의 문화 통치방침에 따라 창간되었다 ⑤을사늑약의 부당성을 논한 시일야방성대곡을 게재하였다 등이다. 평가원은 이 중 정답을 1번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이의제기를 한 김모씨는 “최초로 시일야방성대곡을 게재한 황성신문뿐만 아니라 1905년 11월 27일 이를 지면에 게재한 대한매일신보 역시 답지 5번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대한매일신보도 황성신문에 이어 당시 장지연 선생의 시일야방성대곡을 게재한 것으로 드러났다. 1904년 영국인 베델(Bethel, 한국명 배설)에 의해 창간된 대한매일신문에는 박은식·신채호 등의 독립운동가가 주필과 필진으로 참여했다. 장지연 선생의 시일야방성대곡은 1905년 11월 20일자 황성신문에 최초로 게재된 후 약 1주일 뒤 11월 27일자 대한매일신보에도 실렸다.
김영수 평가원장은 “한국사 14번의 경우 학회 자문 결과 대한매일신보에 시일야방성대곡이 영어로 번역돼 게재된 것이 사실이고, 답지 5번에 ‘최초로’라는 진술이 없으므로 답지 5번도 정답으로 인정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회신을 받았다”며 “수능이의심사위원회의 심의를 통해 1번 이외에 5번도 정답으로 최종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한국사 홀수형 14번 문항의 경우 1번과 5번이 모두 복수정답으로 인정된다.
평가원은 물리Ⅱ의 9번 문항은 정답이 없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 해당 문항은 로런츠 힘을 이용, 속도선택기의 원리를 이해하는지를 평가하는 문항이다. 이의신청 접수과정에서는 1건의 문제제기만 있었지만 평가원 ‘이의신청 모니터링단’의 물리위원 1명이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 심의를 진행했다.
평가원은 한국물리학회 자문 결과를 바탕으로 출제 오류를 인정하거 ‘정답 없음’ 결론을 내렸다. 물리Ⅱ 응시생의 경우 9번 문항에 대해서는 모두 정답으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됐다.
김영수 원장은 “물리Ⅱ의 9번 문항의 학회에 자문을 의뢰한 결과 자기장의 방향에 대한 조건이 제시되지 않아 ‘보기ㄱ’에 대한 진위를 판단할 수 없어 답안 중 정답이 없다는 요지의 회신을 받았다”며 “이의심사실무위원회에서도 문항의 조건부족으로 ‘보기ㄱ’의 진위를 판단할 수 없어 답안 중 정답이 없으므로 모두 정답 처리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앞서 평가원은 지난 21일까지 2017학년도 수능 문제·정답 이의신청을 받았다. 그 결과 총 661건이 접수됐으며 이 중 내부 논의를 거쳐 490건을 심사했으며 이 가운데 한국사 홀수형 14번은 ‘복수정답’으로 물리Ⅱ 9번은 ‘정답 없음’으로 결론 내렸다.
김 원장은 “출제오류 발생으로 심려를 끼쳐드리게 된 점에 대해 재차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향후 수능의 신뢰성 회복을 위해 수능출제오류 개선방안 적용실태를 다각적으로 점검하고 내실 있는 운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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