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74년 9월부터 1978년 12월까지 무려 4년3개월간 경제팀을 이끌었던 남덕우 전 부총리 이후 최장수 장관인 셈이다.
윤 장관은 지난 2009년 2월10일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 경제 사령탑에 올랐다. 당시 코스피 지수는 반 토막이 나고, 달러-원 환율은 1500원대로 치솟는 등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었다.
외국인 투자자는 한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을 키웠고, 정부 스스로도 마이너스(-) 경제성장률을 각오하고 있을 정도였다.
◇ 글로벌 금융위기 속 취임..외신 "교과서적인 회복" 이끌어
무거운 짐을 지고 사령탑에 오른 윤 장관은 취임과 동시에 최악의 경제 상황을 솔직하게 고백하면서 시장 신뢰회복을 이끌어냈다. 또 일자리 확대와 경제 활성화를 위해 28조원 재정을 조기 투입하는 등 경제 정상화에 총력을 기울였다.
또 신용보증 확대를 통해 중소기업의 흑자 도산을 막았고 기업 규제 완화도 적극 추진해 기업 환경 개선을 유도했다. 그 결과 우리나라는 2009년에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0.2%의 플러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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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장관이 능력이 십분 발휘된 것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재무장관회의를 주도하면서 환율 갈등 해소와 국제통화기금(IMF) 지분 개혁 등을 이끌어 낸 점이다. 이를 위해 지구 8바퀴를 도는 강행군도 서슴치 않았다.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글로벌 국제 공조에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면서 윤 장관은 지난해 12·31 개각에서도 유임돼, 손꼽히는 최장수 경제 사령탑에 오르게 됐다.
◇ `리더십 탁월` 최장수 경제장관..물가 제대로 대처 못해 평가도
현 정부 출범의 개국 공신도 아니고, 지난 정권에서 장관(금융감독위원장)까지 지낸 `핸디캡`을 딛고 윤 장관이 롱런한 비결은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특수 상황과 함께 산전수전 다 겪은 관록을 바탕으로 한 경제정책을 적기에 추진할 수 있었던 점을 꼽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맏형 리더십을 통해 조직(기획재정부 및 경제부처)을 이끌고 포용적 리더십을 바탕으로 국회나 타 부처와의 관계를 원만하게 이끈 점 역시 롱런의 비결로 꼽힌다.
물론 윤 장관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만 있는 게 아니다. 당장 위기 극복 과정에서 나라 빚이 크게 늘어난 점이 대표적이다. 국가 채무가 빠르게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400조원 근접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모든 정책을 청와대가 주도하면서 경제 수장으로서 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는 점, 그리고 위기 탈출에 급급한 나머지 새로운 미래 청사진을 제때 제시하지 못했다는 평가도 많다.
무엇보다 재신임을 받은 후 물가와 관련해 불가항력적인 측면이 있다고 해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점은 윤 장관 입장에선 뼈아픈 대목이다. 윤 장관이 이번에 물러나게 된 결정적 이유도 물가라는 숙제를 제대로 풀지 못했다는 게 정가 안팎의 분석이다.
하지만 전대미문의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고, 우리나라 경제의 체질 개선의 성과를 이뤄냈다는 점에선 재론의 여지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