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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자회사도, 두부회사도 ‘김’에 꽂혔다…이유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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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우 기자I 2026.10.13 11:3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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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풀무원, 김 육상양식 기술 개발
오리온 합작법인·CJ 상업화 시설 구축
현지화 제품·포장 혁신으로 해외 공략
김 수출 역대 최대…2030년 2.1억속 수요 전망

[이데일리 김지우 기자] 식품사들이 ‘검은 반도체’로 불리는 김에 공들이고 있다. 합작법인을 세워 시장에 진출하거나 육상에서 김을 재배하는 기술에 투자하는 식이다. 해외에서 한국 김을 찾는 수요가 늘면서, 현지화 제품을 확대하는가 하면 장거리 운송에도 바삭함을 유지하는 포장을 도입하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상 김 육상양식. (사진=대상)
대상 김 육상양식. (사진=대상)
정부와 손잡고 땅에서 김 기른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풀무원과 대상은 해양수산부가 지난해부터 오는 2029년까지 350억원을 투입해 추진하는 ‘지속가능한 우량 김 종자 생산 및 육상양식 기술개발’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김 육상양식은 바다가 아닌 지상에서 김을 양식하는 방식으로 미래 김 산업에 대비하는 기술이다. 현재 대부분의 김 양식은 바다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해수의 온도, 염도, 오염도 등 환경적인 변수에 취약하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지구 온난화와 이상기후로 해양 온도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연안에서 김을 양식할 수 있는 기간이 점점 짧아지고 생산량이 감소하고 있다.

대상(001680)은 오는 2029년까지 김 육상양식 기술개발과 상용화 시스템을 구축하고, 2030년경부터는 육상양식으로 수확한 김을 상품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상은 김 씨앗을 붙인 뒤 40~50㎝ 크기로 자라면 채취하는 ‘부착식’ 양식을 진행 중이다. 대형 수조 안에서 김을 키우는 ‘부류식’ 방식에 비해 비용 대비 생산량이 높고, 엽체를 충분한 크기까지 성장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풀무원은 김 연중생산과 품질관리 기술을 실증하고 산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올해 6월에는 새만금 국가산업단지에 김 육상양식 연구개발(R&D)센터를 착공했고, 내년 1분기 완공할 예정이다. 센터는 온도와 빛, 영양분 등 생육 환경을 조절해 김을 생산하는 기술을 실증하는 거점이다. 풀무원은 향후 개발한 양식 모델을 지역 어업인에게 보급하고, 생산된 물김을 수매해 상품화하는 방식으로 원료 확보와 지역 상생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합작법인 만들고 공장 세우고

새롭게 도전장을 낸 기업은 오리온(271560)이다. 오리온은 지난해 12월 수협중앙회와 합작법인 ‘오리온수협’을 설립했다. 총자본금은 600억원으로 양측이 각각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다. 공장은 내년 하반기 완공 후 가동을 시작할 계획이다. 수협의 수산물 공급 역량에 오리온의 식품 가공·마케팅·국내외 유통망을 결합해 김 제품과 수산물 스낵 사업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과자 사업에서 쌓은 역량을 수산 가공식품으로 확장하는 셈이다.

CJ블로썸파크 육상양식 김 랩 파일럿. (사진=CJ제일제당)
CJ블로썸파크 육상양식 김 랩 파일럿. (사진=CJ제일제당)
비비고 김을 운영 중인 CJ제일제당은 자체적으로 원료 생산에 나섰다. 지난 8월 충남 천안에 김 육상양식 상업화 시설을 착공했고, 내년 상반기 완공할 예정이다. 해상양식의 생산 변동성을 보완하고 균일한 품질의 원료를 연중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아울러 식품사들은 해외 소비자의 식습관에 맞춘 제품으로 시장을 넓히고 있다. 대상은 동남아시아에서 자반김과 김스낵 등 현지화 제품을 확대하고 있다. 나시고랭이나 미고랭 등에 뿌려 먹는 ‘김보리’가 대표적이다. 한국식 밥반찬을 판매하는 데서 나아가 현지 음식에 곁들이는 식재료와 간식으로 김의 쓰임새를 넓히는 전략이다.

동원F&B는 해외 유통 과정에서 품질을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지난 8월 양반김에 질소충전공법을 도입하고, 수출 제품에는 이 공법과 실리카겔을 적용해 품질 유지기간을 기존 6개월에서 12개월로 늘렸다. 국내보다 운송·유통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해외에서도 김 특유의 바삭한 식감을 유지하도록 한 것이다.

늘어나는 수요에 수급 관리 박차

이처럼 식품사들이 김 사업에 나서는 이유는 국내외 수요가 보장된 시장이기 때문이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해 김 수출액은 11억 3000만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마른김 생산량은 2억속(1속=200장)으로, 정부는 2030년 마른김 수요가 2억 1000만속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업계 관계자는 “김 수출이 확대되면서 식품사들은 소비자가 먹는 방식뿐 아니라 김을 키우고 가공해 전달하는 방식까지 바꾸고 있다”며 “김 육상양식의 안정적인 원료 확보와 상품화 기반이 갖춰질 경우, 향후 건강식품과 간편식 등 다양한 고부가가치 분야로 확대될 것”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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