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평균 급여가 가장 높은 곳은 하나은행(6700만원)이었다. 다음은 국민은행(6200만원), 우리은행(6100만원), 신한은행(5600만원)의 순이었다. 은행 직원들의 급여가 늘어난 것은 고금리 이자 장사로 역대 최대 실적을 낸 은행들이 성과급을 두둑히 지급해서다. 지난해 4대 은행의 당기 순이익은 12조1300억원으로 전년(10조311억원)보다 21% 늘었다.
급여뿐 아니라 퇴직금도 수억원에 달했다. 4대 은행의 반기 보수 지급액 상위 5명은 모두 퇴직자들이 휩쓸었다. 국민은행은 7억~8억원대, 신한은행은 7억~8억원대, 하나은행은 10억~11억원대, 우리은행은 8억~9억원대의 퇴직금을 받았다. 지난해 5대 시중은행의 1인당 평균 퇴직금은 5억4000만원으로 1년 전보다 3000만원 늘었다. 이러다 보니 은행이 땅 짚고 헤엄치기 식 이자 장사로 돈을 번다는 비판도 잦아들지 않고 있다.
상반기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카드사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신한, 삼성, KB국민,하나 등 국내 주요 카드사 등 주요 카드사들의 희망퇴직자들도 4억~9억원 가량의 퇴직금을 받아 반기보고서에서 보수 상위 5명에 이름을 올렸다.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 등 7개 전업 카드사의 상반기 직원 평균 급여액은 5414만원이었다. 현대카드가 7000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지난 16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3년 상반기 신용카드사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전업 카드사의 상반기 순이익은 1조41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75억원(12.8%) 감소했다. 순이익이 늘어난 곳은 현대·롯데카드 정도다.
반면 고금리 장기화에 경기 회복까지 지연되면서 빚 부담에 허덕이는 사람들은 급증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양정숙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채무조정(신용회복) 신청 건수는 9만1981명에 달했다. 상반기에만 지난해 전체 신청자의 70%에 육박하는 사람들이 신청한 것이다. 채무 조정은 빚을 갚기 어려워진 대출자들이 상환 기간 연장, 이자율 조정, 채무 감면 등을 해주는 제도다.
빚을 갚는데 걸리는 평균 기간도 지난해 94.1개월에서 올해 상반기 기준 100.5개월로 늘었다. 채무 변제 평균 기간이 100개월을 넘어선 건 처음이다. 빚을 성실히 갚아온 상환자들도 대출 상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6월 말 기준 소액 대출 연체율은 10.9%로 지난해 말보다 0.4%포인트 올랐다. 2020~2021년에는 7.5% 수준을 유지했으나 지난해 두 자릿수대로 뛰었다. 대출받은 기관은 신용카드사(39.2%), 대부업체(26.8%), 시중은행(13.1%), 저축은행(12.3%)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