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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대표는 27일 ‘이데일리가 만났습니다’에서 “우리나라 아파트나 건축물은 도대체 왜 외국처럼 예쁘지 않으냐고 묻는다. 건축물을 사는 공간이 아닌 투자 수단으로 생각하는 인식 때문이라고 보면 된다”며 “많은 이들이 건축에 진심 어린 관심을 둔다면 건축물을 통해 계층 간 융합을 할 수 있다. 더 나은 주거 환경이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이어 “일반 시민의 삶에서도 더 나은, 고급스러운 주거 환경을 누릴 수 있다는 점을 알수록 우리가 사는 도시가 더 멋지고 만족감을 안겨다줄 것이다”며 “우리가 이러한 점을 깨닫는다면 획일적인 아파트가 아닌 멋스럽고 아름다운 주거 공간이 더 늘어날 것이다”고 덧붙였다.
그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주거의 조건은 ‘다양성과 공유의 공간’이다. 유 대표는 “주거 공간이건 상업 공간이건 사람이 만든 인공의 환경에서 선택된 사람만 지낸다는 것은 사회적으로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우리나라 주거 공간은 쉽게 말해 1층에 공짜로 머물 공간이 없는 구조가 많다”며 “길 가다가 벤치도 많지 않고, 공원도 멀고, 도서관도 없다 보니 결국 돈이 있는 사람은 스타벅스를 가고 돈이 없는 사람들은 저가 커피숍을 가면서 10년을 같은 동네에 살아도 공통의 추억이 없고 사회가 분화해 갈등이 심화하는 구조로 전락했다”고 했다.
다양성의 가치에 대해서도 그는 “건축물 대다수가 아파트라는 천편일률적인 구조이다 보니 결국 내 집의 가치를 ‘집값’에서 찾는다”며 “주거 공간에 대한 가치관 자체가 ‘가격’으로 정량화하는 비정상적인 상황에 이르렀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발코니, 테라스 같은 공간을 부자만 누리는 것이 아닌 보다 많은 사람이 누리도록 다양한 선택지를 설계단계에서부터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현준 유현준건축사사무소 대표는
△1969년 서울 △서울 영동고 △연세대 건축공학과 학사 △매사추세츠공과대 대학원 건축설계 석사 △하버드대 대학원 건축설계 석사 △홍익대 건축대학 교수 △홍익대 건축대학 학과장 △스페이스컨설팅그룹 대표 건축가 △연세대 의대 객원교수겸 홍익대 건축도시대학 교수 △유현준건축사사무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