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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나발니는 이날 저녁 러시아 항공사 ‘포베다’의 항공편을 이용해 모스크바 셰레메티예포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체포 직전 “오늘은 지난 5개월 동안 최고의 날이다”고 말했던 나발니는 공항 도착 직후 러시아 연방형집행국 요원들에게 체포됐다. 현장 영상에는 나발니가 끌려가기 전 아내 율리야를 끌어안는 모습이 포착됐다.
연방형집행국은 나발니가 집행유예 의무를 수차례 위반했다며 체포 이유를 설명했다. 나발니는 지난 2014년 12월 프랑스 화장품 회사 ‘이브 로셰’ 러시아 지사 등으로부터 3100만루블(약 5억9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징역 3년6월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집행유예 기간은 현재 연장된 상태다.
나발니는 구금되기 직전 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모두가 무섭냐고 묻는데 나는 두렵지 않다”며 “내가 옳다는 것을 안다. 나를 겨냥한 모든 범죄 사건은 날조됐다”고 말했다. 자신을 둘러싼 혐의가 정치적 동기에 의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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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는 나발니 석방을 촉구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지명한 제이크 설리반은 자신의 트위터에 “나발니는 즉각 석방돼야 한다”며 “러 당국의 공격은 단순한 인권침해가 아니라 자신의 목소리가 들리길 원하는 러시아 사람들에 대한 모욕”이라고 적었다. 오스트리아 외무부 역시 트윗을 통해 나발니의 구금이 “심각하게 우려된다”며 “시민사회와 정치적 반대는 모든 민주주의 사회의 초석”이라고 말했다.
앞서 나발니는 지난해 8월20일 시베리아 톰스크 공항에서 모스크바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독극물 중독 증세를 보이며 돌연 혼수상태에 빠졌다. 나발니가 탄 비행기는 옴스크 시에 비상착륙했으며 그는 옴스크 병원에서 머물다 독일로 이송됐다. 18일만에 의식을 회복한 나발니는 퇴원 후 베를린에서 재활 치료를 받아왔다. 독일 등 서방 정부들은 나발니의 혈액에서 신경작용제 ‘노비촉’ 계열 독극물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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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발니는 거칠고 유머러스한 스타일로 유명해졌다. 러시아 국민들 사이에서 공직자들의 부패에 대한 피로감이 쌓이자 SNS 등지에서 엘리트들의 숨겨진 재산 밝히는 등 부패 관료를 거침없이 비난해 지지자들을 끌어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