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1조 매출' 쿠쿠…밥솥 넘어 가전 렌털 '리더'

강경래 기자I 2020.04.16 12:04:27

쿠쿠홈시스·쿠쿠전자 합친 매출액 처음 1조 넘어서
2017년 가전렌털·주방가전 분할한 후 공격적인 행보 이어가
'쿠쿠' 이어 생활가전 '인스퓨어'·펫가전 '넬로' 등 브랜드 다양화
배경엔 홈시스·전자 함께 이끄는 구본학 대표 리더십 자리해

쿠쿠 경기 시흥 공장 전경 (제공=쿠쿠)
[이데일리 강경래 기자] 쿠쿠가 지난해 사상 처음 1조원 이상 매출액을 달성했다. 과거 밥솥 분야에서 오랜 기간 명성을 쌓아온 쿠쿠는 3년 전 가전 렌털(임대)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해 기업 분할을 단행했다. 이후 전기레인지와 식기세척기 등 가전 제품군을 공격적으로 출시하며 사세를 확장해갔다. 이러한 변화에는 창업주 구자신 회장 장남으로 쿠쿠홈시스와 쿠쿠전자를 함께 이끄는 구본학 대표의 리더십이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쿠쿠홀딩스(192400) 계열사인 쿠쿠홈시스(284740)는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 4188억원보다 58.5% 늘어난 6637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75억원에서 무려 78.7% 증가한 1206억원이었다.

또 다른 계열사인 쿠쿠전자는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과 비교해 7.1%와 9.7 늘어난 5283억원과 745억원이었다. 쿠쿠홈시스와 쿠쿠전자 매출액을 합칠 경우 1조 1920억원에 달한다. 이들 회사 총매출이 1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쿠쿠홈시스와 쿠쿠전자는 각각 가전 렌털과 주방가전 사업에 주력한다. 쿠쿠전자는 지난 2017년 말 렌털 사업을 인적 분할해 쿠쿠홈시스를 설립하는 한편, 가전 사업은 물적 분할을 통해 쿠쿠전자가 됐다. 기업 분할 후 존속회사는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쿠쿠홀딩스가 됐다. 현재 쿠쿠홈시스는 정수기와 공기청정기, 비데, 매트리스 등 렌털 사업에 주력한다. 쿠쿠전자는 밥솥과 전기레인지, 식기세척기, 블렌더 등 주방가전 사업을 영위한다.

쿠쿠는 쿠쿠홈시스와 쿠쿠전자로 분할한 후 자체 제품과 함께 렌털 품목을 확장하면서 빠르게 사세를 키우고 있다. 기업 분할 이듬해엔 정수기와 공기청정기, 비데 등 생활가전 브랜드 ‘인스퓨어’(Inspure), 지난해에는 반려동물(펫) 가전 브랜드 ‘넬로’(Nello) 등 브랜드도 다양화했다. 뿐만 아니라 전기레인지와 식기세척기 등 쿠쿠전자가 생산하는 제품을 쿠쿠홈시스를 통해 렌털하는 등 양 사간 시너지효과도 내고 있다. 여기에 미국과 중국,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에 잇달아 현지법인을 마련, 내수를 넘어 해외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그 결과 쿠쿠홈시스가 현재까지 확보한 렌털 계정 수는 국내 158만과 해외 83만 등 총 241만개에 달한다. 이는 가전 렌털 분야 부동의 1위인 코웨이에 이어 2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쿠쿠가 과거 밥솥 업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가전 렌털 분야 강자로 우뚝 선 것과 관련, 업계에서는 쿠쿠홈시스와 쿠쿠전자 등 양사 수장을 겸하는 구본학 대표를 주목한다.

쿠쿠전자는 구자신 회장이 1978년 설립한 성광전자가 모태다. 성광전자는 밥솥 등 가전을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생산, LG전자 등 국내 유수 대기업들에 납품하며 성장했다. 이후 1998년에는 자체 밥솥 브랜드 ‘쿠쿠’(CUCKOO)를 출시하며 독자적인 사업에 나섰다. 이후 2002년에는 회사명을 쿠쿠전자로 바꾼 후 현재까지 밥솥 시장 선두자리를 이어간다.

이렇듯 구자신 회장이 밥솥 분야 부동의 1위 기업을 일궜다면 구본학 대표는 가전 렌털 분야 리더로서의 입지를 마련했다. 구본학 대표는 1996년 당시 성광전자 기술연구소에 입사해 해외영업과 마케팅 등 부서를 거친 후 2006년 쿠쿠전자 수장에 올랐다. 구본학 대표가 이끄는 쿠쿠전자는 이후 2010년 가전 렌털 사업에 뛰어들었다. 직접 아이디어를 낸 ‘인앤아웃 정수기’와 ‘코드리스 공기청정기’ 등을 앞세워 가전 렌털 사업을 어느 정도 시장에 안착시킨 구본학 대표는 2017년 말 회사를 분할, 쿠쿠홈시스를 통해 가전 렌털 사업을 본격화했다.

그 결과 쿠쿠는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1조원 이상 매출액을 올릴 수 있었다. 쿠쿠 관계자는 “지난해 ‘변화’와 ‘속도’라는 경영방침 아래 시장 변화를 빠르게 감지하고 이에 맞춰 적극적으로 움직인 결과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뤘다”며 “올해도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트렌드와 소비자 요구를 반영한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품목을 다각화해 국내외 시장에서 사업을 확장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쿠쿠 ‘인앤아웃 정수기’ (제공=쿠쿠)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