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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웨이 재인수한 윤석금 회장은… ‘렌털 비즈니스’ 국내 첫 도입

김정유 기자I 2018.10.29 10:34:22

영업사원으로 시작해 웅진그룹 세워, 웅진씽크빅으로 기반마련
1990년대엔 코웨이 설립해 처음으로 렌털 비즈니스 도입 ‘눈길’
계열사 악화로 기업회생, 극복 후 6년 만에 코웨이 재인수 추진

사진=웅진그룹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만 6년만에 코웨이(021240)를 재인수한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은 국내에 렌털 비즈니스를 처음으로 도입한 기업가다. 정수기를 직접 판매하던 기존 방식에 렌털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적용, 국내 렌털시장을 급속도로 키웠다. 국내 렌털사업의 선구자였던만큼 윤 회장은 이번 코웨이 인수에 대한 의미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윤 회장은 브리태니커 입사 1년 만에 54개국 영업사원 중 판매왕에 올랐다. 승승장구하던 윤 회장은 1980년 웅진씽크빅의 전신인 ‘헤임인터내셔널’을 설립, 창업가로 변신했다. 이후 윤 회장은 과외 강사들의 수업 내용을 녹음한 ‘헤임고교학습’을 만들어 사세를 키웠고 이후 다양한 학습지와 서적들이 성공하며 국내 출판시장 1위 기업으로 웅진씽크빅을 도약시켰다.

윤 회장은 1987년엔 식품과 화장품 사업으로도 손을 펼쳤다. 특히 화장품 방문판매를 도입한 코리아나화장품을 설립해 3년만에 업계 2위로 키웠다. 1989년에는 웅진코웨이의 전신인 한국코웨이를 설립하며 생활가전 분야로도 사업을 확장했다.

윤 회장은 외환위기로 인해 정수기 판매가 줄자 직접 웅진코웨이 대표를 맡아 경영을 하게 된다. 윤 회장은 정수기를 직접 판매하던 방식을 ‘렌털서비스’와 ‘방문 관리 시스템’(코디제도, Coway Lady)을 도입했다. 국내 최초로 렌털 비즈니스 시장을 만든 것. 윤 회장의 렌털 비즈니스는 10년 만에 가입자 수 110만명을 넘어서는 기록을 세우는 등 큰 성공을 거뒀다. 이후 이후 새한(현 도레이케미칼) 등의 회사를 인수하며 2011년에는 32개 계열사를 두고 연 매출 6조원의 국내 30위권 대기업으로 도약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상승세는 2012년 계열사 극동건설의 자금위기로 인해 꺾인다. 웅진그룹 역시 지주사 웅진홀딩스가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하고 검찰 조사를 받게 된다. 윤 회장은 사재 1800여억원을 서울저축은행 등에 출연해 서민과 계열사의 피해를 줄인 점, 횡령, 세금포탈, 차명주식 등 악성범죄와 사익추구를 위한 개인비리가 없는 점 등을 인정받았다. 다만 서울저축은행 위기에 계열사가 자금을 투자한 것이 배임으로 인정돼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윤 회장은 이후 계열사 일부를 매각해 1년4개월만에 기업회생절차를 종료했다. 2016년 6월에는 기업회생절차 종료 2년만에 법정관리 채무의 98%를 6년 앞당겨 조기 변제한 것도 큰 도움이 됐다.

경영 상황이 안정기에 들어오자 윤 회장은 애정이 깊은 렌털 비즈니스 재추진을 꾀했다. 올해 1월부터 MBK와의 경업금지가 해제되자 웅진렌탈이라는 사업부를 만들고 렌털 조직을 구축했다. 동시에 자신이 설립했던 코웨이를 다시 인수하기로 결정하고 분위기를 조성해나갔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웅진그룹의 자금 사정에 대해 불신을 나타냈다. 이에 윤 회장은 웅진씽크빅을 통해 유상증자를 실시하고 사모펀드와 컨소시엄을 형성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해 시장의 불신을 없애려고 노력했다. 윤 회장의 꾸준한 시도에 결국 MBK는 웅진그룹과 1조7000억여원 규모의 코웨이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게 됐다. 윤 회장이 코웨이를 매각한 지 약 6년 만이다. 내년 3월께 인수 작업이 마무리되면 웅진그룹은 웅진씽크빅과 코웨이를 통해 총 3만3000명의 방문판매 인프라를 보유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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