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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유포한 피의자는 이미 지난 12일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 혐의로 구속돼 경찰 수사를 받는 상황이지만, 워마드 내에서는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가 심각한 수준으로 발생해 지탄을 받았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표현의 자유를 넘어선 제재대상이라는 의견과 강제 폐쇄는 반민주적 조치라는 의견이 맞선다. 피해자는 사진유출과 관련 악성댓글을 단 워마드 이용자 2명을 모욕죄로 고소했다.
앞서 지난 1일 워마드에는 홍익대 회화과 누드 크로키 수업 중 남성 모델을 몰래 찍은 나체 사진이 올라왔다. 논란 이후 해당 게시물은 삭제됐지만 워마드 이용자들은 피해자의 사진을 그림으로 그리는 ‘사생대회’를 여는 등 피해자에 대한 성적 조롱을 멈추지 않았다.
이에 분노한 누리꾼들은 급기야 청와대 ‘국민 청원 및 제안’에 워마드 사이트를 폐쇄해달라는 청원 글까지 올리고 있다.
국민 청원 홈페이지에는 “성희롱으로 당사자의 인격을 사정없이 짓밟고 침해한 워마드 등 사이트에 대해 철저히 수사하고 불법사항에 대해 엄정 처벌하라”, “아무리 표현의 자유가 보장된 나라라고 하지만 정도가 지나치다” 등 홍익대 몰카 사건 이후 워마드를 폐쇄를 요청하는 글들이 30여개 가량 게재된 상태다.
워마드는 이전에도 고(故) 김주혁씨는 물론 구의역 스크린도어 정비업체 직원의 사망사고 당시에도 희생자를 비하 글을 올려 사회적으로 비난을 받았다.
워마드 폐쇄 청원과 함께 과거 무차별적 혐오 발언으로 폐쇄 청원이 제기됐던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에 대한 폐지 요구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일베 역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세월호 희생자들을 조롱하는 게시글로 사회적 지탄을 받아왔다. 앞서 청와대는 일베 청원에 대해 “명예훼손 같은 불법정보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 후 방송통신위원회가 해당 정보의 처리 거부, 정지, 또는 제한을 명령할 수 있다”며 “방통위는 웹사이트 전체 게시물 중 ‘불법정보’가 70%에 달하면 사이트를 폐쇄하거나 접속을 차단하고 있다”고 밝혀 폐쇄 가능성을 시사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과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통해 특정 사이트에 대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엇갈린다.
고강섭 한국청년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제일 좋은 대안은 이들의 인식을 바꿀 수 있는 교육이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며 “처벌을 하지 않고 합의 과정이나 용서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이런 2차 가해가 계속 진행돼왔다. 가해자가 경각심을 갖기 위해서라도 강력한 처벌로 제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송재룡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한국사회는 민주사회를 지향하는 사회이고, 언론·출판·표현의 자유를 기본적으로 보장하는 사회”라며 “상대에 대한 인신공격 등은 개인의 성숙한 태도를 전제로 해결되도록 이끌어야지, 이를 법으로 규제하려 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