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현대차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와 CKD(반제품조립) 공장 설립을 위한 합작투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 킹 압둘라 경제도시(KAEC)에 연간 5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CKD 합작공장을 설립하는 게 골자다. 합작공장은 2024년 상반기 착공해 2026년 상반기 양산 개시가 목표다. 현대차와 PIF는 합작공장 건설에 5억달러(약 6800억원) 이상을 공동 투자할 계획이며 공장에 대한 지분은 현대차가 30%, PIF가 70% 보유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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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현대차는 또 사우디의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 조성에도 힘쓰기로 했다. 한국자동차연구원, 에어 프로덕츠 쿼드라, SAPTCO(사우디 버스 공영업체)와 함께 사우디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 및 발전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에어 프로덕츠 쿼드라는 미국 산업용 가스 기업 에어 프로덕츠와 사우디 에너지 스타트업 쿼드라 에너지의 합작사며 SAPTCO는 리야드와 메카 등에서 시내 및 시외버스를 운영하는 버스 업체다.
이들은 구체적으로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 △수소전기버스 실증사업 추진 △수소 모빌리티 관련 정부 지원 연구 프로그램에 대한 협력 기회 탐색 △수소 모빌리티 관련 공개 가능한 자료 등의 정보 교환 등을 협력키로 했다. 현대차는 수소 모빌리티를 SAPTCO에 공급하고 한국자동차연구원은 한국의 중소·중견기업을 발굴해 사우디 수소 모빌리티 보급 확대 사업 참여를 지원한다. 에어 프로덕츠 쿼드라는 수소 모빌리티의 연료 보급을 위해 공급망을 확보하고 SAPTCO는 수소 모빌리티를 운영한다.
현대차의 이번 사우디 친환경차 투자는 현대차·기아의 중동 시장 확장 전략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기아는 지난 20일 2030년을 전후로 산업 수요 300만대 돌파가 예상되는 중동 시장에서 총 56만대의 판매실적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올해부터 중동에서 연평균 약 6.8%씩 판매를 늘려 2030년께 20%에 가까운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겠다는 것이다.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동에서 약 229만대의 차량이 판매됐다. 현대차는 18만2934대를 판매해 8.0%, 기아는 약 14만1505대를 판매해 6.2%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현대차의 사우디아라비아 합작공장은 전기차 생산 기술의 획기적인 발전을 이끌고 지역 내 지속가능한 친환경 자동차 산업이 조성되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전기차 기술에 대한 현대차와 PIF의 협력이 혁신과 환경친화적 기회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