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시장은 이날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정연구원 설립을 전면 보류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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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내년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 소속 시장이 추진하는 핵심 정책을 무력화함으로써 그에 따른 정치적 반사 이익을 취하려는 의도라면 시정 운영은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시정연구원 설립은 부천의 미래를 위한 투자이다”며 “시정연구원이 부천의 미래 100년을 대비하는 정책 비전을 수립하는 일은 부천시의 생존과 직결되는 것이다.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시급하고도 절실한 과제이다”고 설명했다.
또 “시정연구원은 자치단체장이 어느 당 소속인지, 재정 여건이 넉넉한지 여부를 떠나 지역 특성화 발전 전략을 통해 지자체 간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필수 불가결한 선택이다”고 강조했다.
조 시장은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며 “그때를 놓치면 더 이상 그 일을 할 수 없거나 더 큰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는 한 시정연구원 설립은 더 이상 추진할 수 없다”며 “그에 따른 모든 책임은 국민의힘 부천시의원들에게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국민의힘측은 반발했다. 박혜숙 국민의힘 의원은 “시정연구원 아니어도 부천시에 유능한 공무원이 많고 경기연구원 용역 등을 통해 시정 중·장기 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며 “시정연구원 10여명의 연구인력으로 부천시정 방향을 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
이어 “세수 부족으로 정부가 긴축재정을 하는 상황에 부천시가 다른 사업비를 줄이고 연간 20억원 이상을 시정연구원에 쏟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시정연구원을 설립해서는 안된다”고 조 시장의 기자회견을 반박했다.
앞서 시의회 재정문화위원회는 지난 4일 ‘부천시정연구원 설립 및 운영 조례안’을 심사하며 부결했다. 당시 재문위 회의에는 민주당 소속 의원 4명, 국민의힘 의원 4명이 참여했고 조례안에 대해 찬성·반대 의견이 각각 4대 4로 나오자 표결 없이 부결했다.
하지만 최성운 시의회 의장은 의원 13명이 본회의 부의를 요구하자 14일 본회의에서 조례안을 부의해 표결했고 재석 의원 26명 중 찬성 13명, 반대 12명, 기권 1명으로 부결했다. 찬성 의원 수가 재석 의원의 과반(50% 초과·14명 이상)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찬성 13명은 민주당 의원들이고 반대 12명은 국민의힘 의원들이었다. 기권자는 양정숙 민주당 의원으로 재문위 심사 때는 찬성했지만 상임위 부결 안건을 본회의에서 다시 심의하는 것에 반발해 본회의 표결에서 기권했다.
부천시가 상정한 조례안은 시정연구원 설립 목적, 사업, 조직·정원, 기금 등의 내용을 담아 전체 14개 조항으로 구성됐다. 부천시는 본회의에서 조례안이 가결되면 내년 7월 시정연구원을 설립하려고 했다. 시정연구원은 초기 인력 12명(연구원 11명 포함)으로 시작해 24명(연구원 17명)으로 늘리려고 했다. 연간 운영비는 21억원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