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중·저준위 방폐물 부피 5분의 1로 줄이는 신기술 개발

김형욱 기자I 2023.07.20 16:52:11

200리터 대형 드럼 즉시 파쇄 가능해져
원전 해체때 활용…해외진출도 모색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원자력발전소(원전)에서 나오는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방폐물) 부피를 대량으로 줄이는 신기술을 개발했다. 한수원은 이를 고리 1호기·월성 1호기 등 영구정지한 국내 원전 해체 때 나오는 방폐물 안전 관리에 활용하는 것은 물론 해외 원전 해체시장 진출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이 최근 개발한 메가와트(㎿)급 3세대 플라즈마 토치 용융설비. (사진=한수원)
한수원은 최근 원전 방폐물 안정 처리를 위한 최신 플라즈마 토치 용융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20일 밝혔다. 플라즈마 토치 용융기술은 번개와 같은 전기 아크(불꽃) 현상을 이용해 1600℃ 이상의 열을 발생시켜 원전에 쓰였던 금속이나 콘크리트, 토양, 석면 등 방폐물을 용융(녹여서 섞음)해 그 부피를 5분의 1 이상 줄이는 기술이다.

완전히 새로운 기술은 아니지만 이번에 원전 해체 때 필요한 수준의 대용량 처리가 가능해졌다는 게 한수원의 설명이다. 한수원은 지난 1996년 150킬로와트(㎾)급 1세대 플라즈마 토치 용융기술을 처음 개발했고 현재는 500㎾급 2세대 기술을 활용 중이다. 이번에 개발한 3세대 설비는 1세대 설비보다 6배 이상 늘어난 메가와트(㎿)급 방폐물 처리가 가능하다. 이전까진 방폐물을 보관한 200리터(ℓ) 대형 드럼을 파쇄하려면 전처리 작업이 필요했으나 이번 기술 개발로 즉시 처리할 수 있게 됐다.

이번 기술 개발로 국내 원전 해체 작업도 더 원활해질 전망이다. 국내에는 총 27기의 원전이 지어져 운영됐으나 이중 가장 오랜 고리 1호기와 월성 1호기는 각각 2017년과 2019년 영구정지하며 15년에 걸친 해체 절차에 들어간 상황이다. 한수원의 해외 원전 해체 시장 진출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총 204기의 원전이 영구정지돼 해체 수순을 밟고 있다. 정부와 한수원은 2030년까지 해외에서 1억달러(약 1300억원) 규모의 사업을 수주한다는 목표로 관련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신호철 한수원 중앙연구원장은 “이번에 개발한 플라즈마 토치 용융기술을 앞으로의 원전 해체 과정에서 방폐물 부피를 줄이고 안정 관리하는 데 활용할 것”이라며 “한수원은 앞으로도 (방사성)폐기물 처리 실증과 설비 고도화를 통해 국내외 방폐물 처리 분야 기술을 선도해나가겠다”고 전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이 최근 개발한 메가와트(㎿)급 3세대 플라즈마 토치 용융설비 개요. (사진=한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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