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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21일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에 게임을 출시하면서 이순신 장군을 중국인으로 묘사한 것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며 “중국 내 한국게임에 대한 위상이 많이 낮아진 것으로도 느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게임위에서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바라봐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현재 게임 등급은 구글, 애플 등이 ‘자체등급분류사업자’서 자율적으로 등급을 정해 유통하고 게임위가 이를 통해 발매된 게임을 모니터링하는 사후 규제 방식이다.
이번 문제가 된 된 중국 게임사 ‘4399’가 국내에 출시한 모바일 게임 ‘문명정복’ 역시 이미 출시된 상황에서 모바일게임 광고를 통해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소속 문명이 중국이라고 알려지며 문제가 된 상황이다.
위 학회장은 게임 콘텐츠에 대한 표현의 자유는 지켜야 한다면서도 사행성·선정성·역사 왜곡에 대해서는 게임위가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확률형 아이템 등에 대한 사고를 보면서 게임 규제를 민간에 모두 맡기다가는 대형사고 나겠다는 인식이 생기고 있다”며 “아울러 한국 게임의 선정성은 미국이 봐도 놀랄 정도”라고 덧붙였다.
중국 판호 문제에 대해서는 “골든타임을 놓쳤다”고 지적했다. 2020년 컴투스의 ‘서머너즈워’가 외자판호를 받았을 때 강하게 밀어붙여야 했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카카오게임즈 계열사 님블뉴런의 게임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 ‘이터널 리턴 :인피니트’가 내자판호를 발급받았다.
위 학회장은 “과거 한국 IP를 활용한 게임에 대해 내자 판호조차 안 내려주려는 시도가 많았던 점을 고려하면, 중국이 한국 IP에 대해 개방적인 시각을 가진 건 긍정적”이라면서도 “중요한 건 외자판호인데 앞으로도 가능성이 지극히 낮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그는 “외자판호를 발급해 주더라도 1년에 1개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한국 게임이 장시간 중국 시장에 진입하지 못하며 경쟁력이 약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위 학회장은 “중국 게임은 자유롭게 한국 시장에 진입하는데, 한국은 발조차 딛지 못하는 건 굉장히 심각한 불공정 무역”이라며 “이제 정말 외교부, 문체부가 정말 함께 관심을 가지고 노력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필요성도 주장했다.
그런 차원에서 위 학회장은 중국 최대 게임업체 텐센트가 한국게임산업협회에 이사사로 합류한 데에 대해서는 “개탄스럽다”라고 표현했다. 한중 게임시장의 운동장이 기울어진 상황에서 텐센트가 한국게임업계의 이익을 대변하는 단체에 중요 의결권자로 합류하는 것이 타당하냐는 지적이다.
그는 “텐센트는 단순한 중소 게임사가 아니라 중국 최대 IT업체다”면서 “협회가 텐센트를 회원으로 왜 받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