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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268.90원) 대비 15.10원 뛴 1284.0원에 마감했다. 장중에는 20원 가량 폭등한 1288.90원까지 오르면서 달러화 강세 오버슈팅 분위기가 강해지자 외환당국이 공식 구두개입 메시지를 내고 미세조정(스무딩 오퍼레이션)에 들어가면서 상승폭을 5원 가량 줄인 15원 수준으로 마무리했다. 하루중 상승폭은 인플레이션 우려가 번진 지난 2021년 2월 26일(15.70원) 이후 가장 큰 폭을 기록했다.
이날 환율은 전일 대비 11.10원 오른 1280.0원에 시작해 미 달러화 강세 분위기에 연동하면서 점차 상승폭을 키워갔다. 미국 5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8.6%를 기록, 1981년 12월 이후 41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 전망치인 8.2%~8.4%를 크게 웃돌며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저책 긴축 속도가 더 가팔라 질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자이언트(0.75%포인트) 스텝을 밟아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미국 단기물 지표인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2008년 6월 이후 처음으로 3%대를 웃돌았고 미 달러인덱스는 104선을 나타냈다. 현지시간 이날 오전 2시40분께 미 국채 2년물, 10년물 금리는 각각 0.117%포인트, 0.03%포인트 오른 3.164%, 3.187%를 나타내고 있다. 달러인덱스는 전일 대비 0.40포인트 오른 104.55를 기록하는 중이다. 이는 지난 5월 13일 104.56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미국 5월 물가 확인 후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CME Fedwatch)에서 6월 75bp 인상 가능성을 40% 정도나 반영하고 있어 달러화 강세가 컸고 특히 아시아 시장에서는 더욱 더 큰 폭의 강세를 나타냈다”면서 “외환당국 개입 이후 상승폭을 일부 반납하긴 했으나 15원 이상 오른채 마감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달러화의 초강세에 위험통화인 중국 위안화는 약세를 이어갔다. 역외 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CNH)은 전일 대비 0.20% 오른 6.75위안대에 거래되고 있다.
국내증시는 낙폭을 4%대로 키웠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7거래일째 순매도를 나타내며 5000억원 가량 팔았다. 코스피 지수는 3.52% 떨어지며 2500선 초반으로 내려 앉았다. 5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이다. 코스닥 시장에선 외국인이 430억원 사면서 순매수 전환했으나 기관 등의 매도 우위에 전장 대비 무려 4.72%나 급락했다.
대내외적 요인이 섞이며 원화 추락이 가팔라지자 외환당국은 올해 들어서 세 번째 공식 구두개입 메시지를 내놨다.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 한국은행 국제국은 이날 오후 “정부와 한은은 최근 국내 외환시장에서 원화의 과도한 변동성에 대해 각별한 경계감을 가지고 모니터링하고 있다”면서 “시장 내 심리적 과민반응 등으로 쏠림 현상이 심화되지 않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에서 집계된 거래 규모는 126억6800만달러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