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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韓도움되는 친구 잃었다”…럼스펠드 전 美국방장관 애도

김미경 기자I 2021.07.02 15:22:00

정몽준 아산정책硏 명예이사장 글로 추모
지난달 30일 별세 소식 접한 뒤 일화 소개
차분한 성격·10년 후 내다본 혜안 인상적
2011년 럼스펠드와 대담 책으로 엮기도
“中 잠재적 위협, 北핵포기 비관” 대담 회상도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정몽준 아산정책연구원 명예이사장은 지난달 30일 별세한 도널드 럼스펠드 전 미 국방장관에 대해 “우리나라에 가장 도움이 되는 친구를 잃어버린 느낌이 든다”며 애도의 마음을 전했다. 또한 10년 전 미국 워싱턴에서의 만남을 회상하며 “10년 이후를 정확하게 내다본 혜안”을 가진 인물이었다고 평했다.

정몽준 이사장은 2일 아산정책연구원을 통해 낸 ‘럼스펠드 전 미 국방장관을 애도하며’란 추모글에서 2011년 10월 럼즈펠드 전 장관과 만난 일화를 소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정 이사장에 따르면 당시 한미관계를 비롯해 여러 가지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눈 이날 대담 내용은 그해 말 ‘세상을 움직이는 리더와의 소통’이라는 책으로 출간됐다.

정몽준 아산정책연구원 명예이사장(사진=공동취재단/이데일리 DB).
정 이사장은 당시 대담에서 럼즈펠드 전 장관이 “북한 정권이 핵무기를 포기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평화를 지키려면 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또 럼즈펠드 전 장관은 “내가 한국 사람이라면 북한을 설득하거나 억제할 수 있는 힘을 갖추도록 정부가 국방비에 더 많이 투자해서 더 강해지기를 바랄 것”이라고 말했다고 회상했다.

당시 전 장관은 중국 문제와 관련해서도 “중국이 미국에 군사적 위협이 되지는 않겠지만 세계에 잠재적 위협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며 “중국 주변의 다수 민주주의 국가가 협조해 중국이 강압적으로 행동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도 했다.

정 이사장은 그러면서 “우리나라에 가장 도움이 되는 친구를 잃어버린 느낌이 든다”며 럼스펠드 전 장관의 죽음을 안타까워했다. 이어 럼스펠드 전 장관에 대해선 “그는 천성적으로 차분한 성격의 사람이었다. 대화에서는 자연스럽게 유머가 따라왔다”며 “전세계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분쟁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미국 국방장관을 두 번 지낸 사람으로서는 상당히 여유가 있었다. 현실을 냉정하게 보면서도 상황에 쫓기지 않는 태도가 인상적이었다”고 기억했다.

그는 또 “요즘도 럼스펠드 전 장관과의 대담이 담긴 책을 책상에 놓고 가끔 읽어본다”면서 럼스펠드 전 장관의 명복을 빌기도 했다.

국방장관을 두 차례 지낸 렘즈펠드 전 장관은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88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미국 역사상 비연속적으로 두 차례 국방장관을 역임한 건 럼즈펠드뿐이다.

처음 장관에 오른 건 구 소련과의 냉전이 벌어지고 있던 1970년대였고, 이후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한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정권에서 생애 두번째 국방장관을 지내면서 대북 강경 노선을 취했다. 9·11 테러 이후 아프가니스탄·이라크 전쟁의 설계자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럼즈펠드 전 미국 국방장관이 지난달 29일 88세로 타계했다(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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