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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오는 국토교통부와 손해보험 및 정비업계는 정비요금 인상 논의를 위한 오는 25일 자동차보험정비협의회 첫 회의를 개최한다.
자동차보험정비협의회는 자동차보험 정비요금을 결정하는 협의체로 올해 처음으로 구성됐다. 그간 정비요금은 그간 국토교통부에서 업계 의견 등을 수렴해 결정ㆍ공표를 통해 진행해왔다. 국토부가 연구용역 등을 거쳐 정비요금을 공표하면, 이 가격을 기준으로 보험사와 정비업체가 개별계약을 체결해왔다. 하지만 ‘정비요금에 대한 시장자율성이 보장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지난해 10월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개정을 통해 국토부 공표가 아닌 자동차보험정비협의회에서 논의하는 것으로 변경됐다.
이번에 구성되는 자동차보험정비협의회는 보험업계 위원 5명, 정비업계 5명, 공익대표 5명이 들어가게 된다. 보험업계에서는 손해보험협회 관계자 1명, 삼성화재 관계자 1명, 현대해상 관계자 1명, DB손해보험 1명, KB손해보험 관계자 1명이 대표 위원으로 참가할 예정이다. 정비업체는 한국자동차전문정비연합회 등을 비롯한 정비조합 4곳과 법무법인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공익대표에는 국토부와 금융위원회가 포함된다.
협의체는 정비업계와 보험업계가 정비요금에 대한 각자 의견을 내고 국토부 등 정부관계자가 조율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협의체는 분기별로 논의를 진행해 올해 안에 결론을 낼 계획이다. 올해 안에 결론을 내야 내년 정비요금이 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 보험사, 정비요금 인상 빌미로 보험료 인상할 수도
현재 정비업체는 8%대 인상을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상승과 물가 상승에 따른 운영경비 증가가 있었다는 게 이유다.
정비요금은 지난 16년간 3번의 국토부 공표가 있었다. 이 때마다 18~30% 수준의 인상이 진행됐다. 국토부는 2005년에 최저 1만8228원 최고 2만511원 수준의 정비요금을 공표한 뒤 5년 뒤인 2010년에는 2만1553원~2만4252원을 공표하며 18%를 인상했다. 2018년에는 2만5383원~3만4385원으로 8년 만에 20% 수준을 올렸다. 연평균으로 따지면 2~3% 수준이 인상됐다. 현재 정비업체가 요구하는 8%대 인상도 이같은 과거 데이터를 기준해 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업계는 ‘소폭 인상 혹은 동결’을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정비요금 인상은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지기 때문 최소한의 인상을 요구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올해 실손보험 등의 보험료 인상이 줄줄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차보험료 인상까지 추진하기엔 부담이 크다는 입장이다. 정비업체가 요구하는 8%대 인상을 전부 수용하게 되면 차보험료에 2~5% 인상요인이 발생한다고 보고 있다.
자동차보험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사고량이 줄었음에도 보험사기 및 일부 과잉 한방진료 등으로 약 3800억원 규모의 영업적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 적자를 이기지 못한 일부 중소형 보험사들은 자동차보험료를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MG손해보험은 오는 16일자로 개인용 자동차보험 보험료를 평균 2% 올리고, 캐롯손해보험도 올해 개인용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검토 중이다. 대형사의 경우 당분간 보험료 인상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정비요금인상이 어느 정도 될지는 모르겠지만, 보험료 인상 눈치를 보고 있던 보험사들이 이를 빌미로 보험료 인상을 추진할 수도 있다”며 “물론 차보험이 계속 적자가 이어져 온 상황이라 작은 요인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