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중 기준으로 따지면 2020년 전체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68조3000억원으로 지난 2015년(70조3000억원) 이후로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는 아파트매매거래량 증가세와 궤를 같이 한다. 10월 이후 서울·수도권 중심으로 주택거래량이 증가세를 보였다.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10월 6만7000호에서 11월 8만9000호로 늘었고, 수도권 지역은 같은 기간 2만5000호에서 3만2000호로 증가했다.
아파트 매매량이 늘어난 원인은 집값 상승폭이 컸기 때문이다. 지난해 집값 상승률이 2011년(6.14%) 이후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부동산 비수기로 꼽히는 12월에도 상승폭이 확대됐다. 한국부동산원이 지난 5일 발표한 ‘2020년 12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작년 주택종합(아파트, 다세대 주택, 단독주택 등 포함) 기준 집값 상승률은 5.36%로, 전년(-0.36%) 대비 5.72%포인트 급증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은 통상 이사철 등의 영향을 받는 계절적 요인이 있긴 하지만 지난해 12월의 경우 전세 및 주택 관련 대출이 급증하면서 주택 시장에 관련된 자금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
기타대출은 12월 신용대출 관리방안 시행에 더해 공모주 청약자금 환불·연말 상여금 유입 등으로 증가규모가 11월 7조4000억원에서 4000억원으로 증가액이 크게 줄었지만, 연간 기준으로 놓고 보면 32조4000억원이 늘어 2004년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 규모를 보였다. 기타대출은 일반신용대출, 신용한도대출(마이너스통장대출), 상업용부동산(상가·오피스텔 등)담보대출, 기타대출(예·적금담보대출 주식담보대출 등) 등을 포함하는 대출을 의미한다.
윤옥자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과장은 “지난해 전반적인 주택 매매 거래가 많이 늘었고 각종 생활자금 수요와 공모주 청약 주식 매수 자금 수요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12월 중 전체 기업대출은 감소세를 보였지만 연간 기준 대출 증가액은 107조4000억원 늘어났다. 코로나 타격이 심했던 중소기업이 87조9000억원, 대기업은 19조5000억원이었다. 다만, 연말 기업의 재무비율 관리를 위한 대출금 일시상환, 은행의 부실채권 매·상각 등의 영향으로 12월 기업대출은 11월 6조7000억원 증가에서 한 달 새 5조6000억원 감소로 줄었다. 개인사업자대출은 소상공인 등의 자금수요가 이어지며 1조9000억원 증가했지만, 대기업대출과 중소기업대출이 각각 5조원, 6000억원 씩 감소했다.
한편, 12월중 은행 수신은 11월 21조6000억원에서 12월 23조7000억원으로 증가세를 지속했다. 수시입출식예금은 정부 재정집행자금 및 연말 상여금 등이 기업과 가계로 유입되면서 같은 기간 21조3000억원에서 35조7000억원으로 크게 확대됐다. 연내 증가 규모를 따지면 지난 2월 이후 역대 최대치다. 정기예금은 지방정부 자금인출 등으로 감소폭이 3조1000억원에서 6조4000억원으로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