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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손자 상속세 회피 수단으로 전락한 공익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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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슬 기자I 2020.11.10 14:00:00

출연자 특수관계인 가산세 납입해야 하는데
대기업 위주 공익법인 관리…사각지대 낳아
다른 회사에 월급받으면서 월급받는 사례도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공익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각종 세제 혜택을 받고 있는 공익법인이 국세청의 관리소홀 속 자녀나 손자에게 물려줄 재산에 대한 상속세·증여세를 회피하고 있는 목적으로 악용되는 현실이 적발됐다.

감사원은 10일 학술·장학 분야 공익법인을 대상으로 출연자와 특수관계에 있는 임직원에게 급여 등을 지급한 내역을 점검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감사에서 26개의 공익법인이 2010년부터 2018년까지 출연자의 특수관계인 임직원 31명에게 총 29억여원 등을 급여 등으로 지급됐지만, 가산세가 부과되지 않고 있었다.

공익법인에 출연된 재산은 상속세와 증여세가 면제된다. 다만 이를 탈세나 부를 편법적으로 상속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증법)은 출연자나 특수관계인이 공익법인 임직원(이사 제외)이 되는 경우, 그 사람과 관련된 지출된 경비 전액을 가산세로 부과하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국세청은 대기업 계열 공익법인에 대해서만 출연자와 그 특수 관계인이 임직원으로 근무하는지만 개별적으로 검증하고 있었다. 이번 감사원 감사는 국세청 사후검증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2018년 공시기준 총재산가액 10억원 이상인 학술·장학 분야 공익법인을 대상으로 검토한 것이다.

실제 감사 결과 A장학기관의 경우 출연자의 자녀에게 2013년부터 2018년까지 4대 보험을 포함한 4억 1000만원을 지급했다.

B재단법인의 출연자의 손자는 해당 법인으로부터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총 1억 1000만원의 급여를 지급받았다. 문제는 이 손자가 다른 회사로부터도 같은 기간 11억 9700만원의 급여를 지급받는 상태였다는 것이다.

감사원은 공익법인 외 다른 직장으로부터도 급여소득을 받고 있는 이는 총 9명에 달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관할 세무서장에 해당 공익법인에 대한 가산세를 부과하고 이들 법인은 사후관리 대상자로 선정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했다.

출연재산을 제대로 공익사업 등에 사용하지 않은 공익법인이 국세청 감시 대상에서 제외되는 사례도 발견됐다.

국세청은 출연재산보고서 등을 기준으로 전산분석 사후관리 대상이 될 혐의자료를 추출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오히려 출연재산 보고를 하지 않은 공익법인이 오히려 혐의 대상에 제외되며 관리 사각지대에 놓였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기간 중 보유자산이 10억원 이상이면서도 2016년 이후 한 차례도 출연재산 보고서를 제출되지 않은 10개 공익법인을 조사했다.

그 결과 일부 법인의 경우, 출연재산, 운용소득 및 출연재산의 매각 대금을 직접 공익목적 사업에 사용하지 않거나 그 외 목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의심됐다.

통영세무서 관내 C재단법인의 경우, 기부받은 토지와 건물을 매각한 자금 등 20억여원의 소재가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D재단법인 역시 2018년 기준 공시자료에서는 금융자산은 236억 6300만원, 이자 소득은 6억 2400만라고 보고했으나, 금융기관이 국세청에 신고한 금융소득 지급명세서에서는 6만 2200원에 불과해 실제 금융자산이 존재했는지 불확실했다.

감사원은 “공익법인에 출연된 재산이 공익목적사업에 적정하게 사용됐는지 여부를 알 수 없을 뿐 아니라 결산서류 공시 누락에 별다른 조치가 취해지지 않아 회계 투명성이 훼손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공익법인을 위해 마련된 증여세 면제 조치가 비영리 법인에 잘못 적용되며 29억 6023만 2640원의 증여세가 미납되는 사태도 있었다.

감사원은 이번에 2017년 9월 국세청이 타인으로부터 부동산을 무상으로 이전받고도 증여세를 신고하지 않은 혐의가 있는 관내 비영리법인 220개를 대상으로 한 기획점검을 감사했다. 이 기획점검에서 분당 세무서 등 4개 세무서는 봉안시설을 운영하는 5개 비영리법인에 증여세를 부과하지 않았다. 그러나 감사원 감사결과, 이는 수익사업에 생기는 소득은 법인세가 부과되고 법인세가 부과되는 경우 증여세를 부과하지 않는다는 상증법과 법인세법을 잘못 해석한 결과였다.

감사원은 미징수된 증여세를 부과하도록 통보하고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련자에 주의를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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