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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수출규제 1년, 한·일 협력이 더 이익”

김종호 기자I 2020.06.29 14:00:00

전경련, ''일본 수출규제 1년, 평가와 과제 세미나'' 개최
불화수소 수입 줄었지만 포토레지스트 등 오히려 늘어

시민들이 일본의 보복성 수출규제 조치 등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종호 기자] 일본이 우리나라를 겨냥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산업에 대한 수출을 규제한 지 1년이 지난 가운데 양국 간 수출규제를 완화하고 소·부·장 산업 협력체제를 강화하는 것이 양국경제에 더 큰 이익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9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일본 수출규제 1년, 평가와 과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지난해 7월 일본이 전략물자 수출관리 명분으로 반도체 및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제조 관련 에칭가스(고순도 불화수소·불산), 포토레지스트(감광제),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 3개 품목에 대한 수출규제에 돌입한 이후 1년간의 경제·산업적 영향과 향후 바람직한 양국 경제관계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열렸다.

이날 발제를 맡은 박재근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는 “일본 수출규제에 대응해 국내 기업은 소·부·장 국산화 및 해외 벤더 다변화로 대응했다”며 “그 결과 올해(1~5월) 기준 불화수소의 일본 수입 비중은 지난해 동기 44%에서 12%로 줄어드는 등 빠르게 국산화 및 수입대체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어 박 교수는 “하지만 포토레지스트와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는 오히려 지난해 동기 대비 일본으로부터의 수입액이 늘어나는 등 품목에 따라 대응결과가 달랐다”고 설명했다.

실제 전경련에 따르면 올해 우리 기업이 일본으로부터 수입한 불화수소는 403만달러 수준으로 전년 대비 수입액이 85.8% 줄었다. 다만 같은 기간 포토레지스트와 플루오린 플리이미드의 수입액은 1억5081만달러와 1303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3.8%, 7.4% 증가했다.

박 교수는 “일본과 한국의 대표 반도체 소재기업의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3.8%와 2.6%로 큰 차이가 없으나 기업별 평균연구개발비는 일본이 1534억원, 한국은 130억원 수준으로 양국 간 규모 차이가 크다”며 “소·부·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중소업체 간 기업 인수·합병(M&A)을 독려하거나 잠재력 있는 업체지원 강화 등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소·부·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부의 역할로 △소·부·장 국산화 및 벤더 다변화를 위해 관련기업의 국산화 지원 강화 △사업화연계기술개발(R&BD) 사업 추진 △글로벌 기업 연구·개발(R&D)센터 및 생산기지 국내유치 적극 추진 등을 제안했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일본 수출규제 이후 불화수소와 같은 일부 품목은 국산화 등 대체가 많이 이루어졌으나 포토레지스트와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은 최근 수입액이 오히려 늘어나는 등 품목에 따라 수출규제 결과가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며 “한일 간 소·부·장 국제분업체계가 제대로 작동할 경우 2018년 기준 양국 제조업에서 창출하는 부가가치 규모가 136조원에 달하는 만큼 양국 간 수출규제를 완화하고 협력체제를 강화하는 것이 양국경제에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실장은 “일본 수출규제의 근본 배경에는 사상 최악의 한일 외교 갈등이 있고 이로 인해 우리 기업이 일본에서의 사업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전경련은 한일재계회의 등을 통해 당면 현안 해결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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