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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한진중공업의 최대주주가 한진중공업홀딩스에서 산업은행으로 바뀐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6900억원에 육박하는 출자전환 방안을 확정하면서다.
산업은행은 국내 채권단과 필리핀 현지은행이 참여하는 한진중공업의 출자전환 방안이 확정됐다고 6일 밝혔다. 한진중공업은 이날 이사회에서 6874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고, 국내외 채권단은 각자 보유하고 있는 채권을 출자전환하는 방식으로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유상증자 완료 후 국내외 채권단은 한진중공업 지분을 80% 이상 보유하게 된다.
출자전환은 자금난에 빠진 기업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고자 채권자인 금융기관이 빚을 탕감해주는 대신 그 기업의 주식을 받는 부채조정 방식을 말한다.
한진중공업이 재무 상황이 악화한 것은 ‘수비크 리스크’ 때문이다. 최근 수비크조선소의 필리핀 현지금융에 대한 본사 보증채무(약 4억1000만달러)가 현실화하면서 자본잠식에 이르렀고, 이후 국내외 채권단은 채무조정 작업을 해왔다.
채권단은 아울러 경영 실패의 책임을 묻는 차원에서 차등 무상감자를 결정했다. 무상감자는 아무런 보상을 받지 못한 채 결정된 비율만큼 주식을 잃게 되는 것이다.
한진중공업은 유상증자 전 기존 주식의 86.3%에 대해 무상감자를 실행할 계획이다. 특히 최대주주인 한진중공업홀딩스(30.98%)와 조남호 회장(0.5%) 등 특수관계인 보유 주식의 경우 전액 무상감자를 실시한다. 한진중공업 최대주주가 한진중공업홀딩스에서 산업은행으로 바뀌게 된다는 의미다.
산은 관계자는 “이번 유상증자가 완료되면 한진중공업은 완전 자본잠식과 수비크 리스크를 해소해 경영 정상화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