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로 버는 돈 5배"…은행, 임대산업 군침

김동욱 기자I 2015.01.21 15:11:06

순이자마진 1%대 추락
임대수익률은 5% 넘어
수익개선 알짜아이템 관심
정부 세제혜택 등 지원 약속
은행·보험사 등 참여 늘듯

[이데일리 김동욱 박종오 기자] 하나은행이 정부가 추진 중인 기업형 임대사업에 적극 뛰어들기로 한 것은 최근 금융산업을 둘러싼 암울한 경기 상황과 무관치 않다. 저금리 기조의 장기화로 은행의 이자 수익성(순이자마진·NIM)은 1%대로 추락한 상황이다. 이자수익을 기반으로 하는 은행들로선 돌파구 마련이 녹록지 않다. 반면 주택 임대사업 수익률은 연 5%를 웃돌아 은행 이자수익률보다 높다. 정부도 ‘기업형 임대주택’ 사업 참여자로 은행 모시기에 적극 나서고 있어 앞으로 임대업에 뛰어드는 은행들이 늘어날 것으로 금융권은 관측한다.

◇ 은행 이자수익 1% < 임대수익률 5%

하나은행이 ‘기업형 임대주택’ 사업에 뛰어들기로 한 것은 투자 수익률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면서 정부의 각종 규제 완화책으로 투자 위험도는 줄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정부가 선보인 기업형 임대주택은 중산층을 겨냥한 것으로 임대기간은 8년이다. 이전에는 임대 의무기간이 5년이었는데 이번에 임대기간이 더 늘어난 것이다. 대신 정부는 기업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여러 유인책을 내놨다. 취득세·법인세 등은 깎아주고 공공자금인 주택기금이 임대주택 사업에 투입된 경우엔 주택기금이 사업 리스크를 일정 부분 떠안도록 한 것이다.

정부는 이 같은 지원책이 현실화되면 사업자의 세후 수익률이 연 5%는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지난해 3분기 기준 하나은행의 이자수익률은 1.49%에 불과하다. 특히 하나은행은 리츠를 구성해 기업형 임대사업에 나설 때 하나금융 관계사 지분이 투입된 주택임대관리회사를 끌어들이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직접 임대주택을 운영해 투자수익률을 더 높이겠다는 것이다.한 금융권 관계자는 “예대마진이 1%로 추락한 상황에서 임대수익률은 연 5%를 웃돌아 은행으로선 새로운 수익모델이 될 수 있다”며 “정부가 여러 규제도 풀어줘 사업성도 상당히 개선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 정부 손짓에 금융권 참여 이어질까

국토부도 금융권의 사업 참여를 끌어내기 위해 발 벗고 나서고 있다. 현재 건설사들은 부족한 임대 사업 경험, 임대 보증금을 기업의 부채로 잡는 회계 기준 등의 이유로 사업 참여가 지지부진한 상태다. 정부가 기업형 임대주택 활성화를 위해 유동자금이 풍부한 금융권에 러브콜을 보내는 건 이 때문이다.

이 같은 방안의 일환으로 서승환 국토부 장관은 22일 서울 팔레스 호텔에서 금융권을 상대로 업계 간담회를 열고 사업 참여를 직접 독려할 계획이다. 이 자리에는 우리은행·하나은행·NH투자증권·삼성생명·교보생명 등금융권이 대거 참석한다.

정부는 신당동 도로교통공단 부지를 비롯해 서울·수도권 내 37개 공공기관 이전부지(2.1㎢)와 국·공유지 등 역세권 부지를 사업지로 적극 내놓을 계획이다. 금융사로선 투자할 땅이 적지 않은 셈이다. 여기에 오는 3월 정부가 민간 임대사업 육성 특별법을 제정하면 용적률 완화 등 각종 혜택도 받을 수 있어 사업성은 더 좋아진다.

국토부 관계자는 “세금 감면 등 종합 지원책으로 기업형 임대업의 수익률이 5%를 웃돌 것으로 추정돼 금융사를 비롯한 여러 기업으로선 참여할 수 있는 유인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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