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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식 신부 "희생자 이름 부르면 패륜? 천 번이고 기도해야"

김화빈 기자I 2022.11.15 09:21:20

TBS 라디오 ‘김어준 뉴스공장’ 인터뷰
진보 매체 희생자 이름 공개논란에 "전혀 부담 없어"

[이데일리 김화빈 기자] 이태원 핼러윈 참사 추모 미사서 희생자의 이름을 호명한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 김영식 대표신부가 15일 희생자 이름 공개 패륜 논란과 관련, “이름을 부르면서 기도하는 것이 패륜이라면 백 번이고 천 번이고 패륜하는 기도를 해야 된다”고 말했다.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이태원 참사 희생자를 위한 추모 미사 도중 희생자들의 이름을 호명했다. (사진=추모미사 방송화면 캡처)
김 신부는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가톨릭 교회선 모든 죽은 이들을 위해 기도하는 연도가 있다. 사람들이 성인 혹은 죽은 사람들의 이름을 한 번씩 부르면서 드리는 호칭 기도”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정치권에선 참사 희생자 이름 공개를 두고 패륜 논란이 인 바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유족들 동의 하에 희생자들의 이름과 얼굴을 공개해야 된다며 “세상 어떤 참사에 이름도 얼굴도 없는 곳에 온 국민이 분향을 하고 애도를 하겠나”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일부 유족을 회유하여 민주당이 원하는 방식으로 정치에 이용하려는 것이 뻔하다”며 “이런 민주당의 행태가 바로 패륜”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김 신부는 “각자 살아온 서사가 다 다른데 왜 일률적인 애도와 추모를 해야 되는지 모르겠다”며 “10.29 참사로 희생된 사람들의 영혼도 하느님의 품 안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라고 한 분 한 분 이름을 정성껏 불렀다. 기도함으로써 패륜하는 사람들의 길동무가 되는 것이 기도해야 할 사제들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김 신부는 ‘시민언론 더탐사·민들레’가 이름을 전면 공개했다가 유족들의 항의를 받은 것과 관련해 “(논란의) 부담은 전혀 없었다”며 “앞으로 닥쳐오게 될 여러 가지 부담이나 이런 것들은 희망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가능하면 모든 사람들이 마음껏 슬퍼하고 마음껏 서로 토닥여 주면서 정부도, 시민도, 희생자도, 유가족도 다 함께 내일로 걸어가는 그런 시대가 됐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다만 김 신부는 희생자 추모 미사 여부에 대해선 확답하지 않았다. 김 신부는 “다음주에 정의구현사제단 월 모임이 예정돼 있다”며 “이 자리에서 향후 추모 미사를 계속 드릴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미사를 계속 드리게 된다면, 그만큼 정부나 여당이 계속해서 강제된 침묵 속에 애도를 하도록 만드는 거 아니냐. 원인규명을 제대로 하지 않겠다는 것이고, 책임자 처벌을 꼬리 자르게 하겠다는 그런 이야기 아니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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