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라고 해서 안심하고 맞으러 왔다"…당국이 넘어야 할 '큰산'

함정선 기자I 2021.04.01 11:50:49

1일, 75세 이상 화이자 접종 시작
예방접종센터, 1대 1 행정도우미 배치해 접종 도와
휠체어와 돋보기 등 어르신 접종 배려
접종자 다수 "화이자라 안심하고 맞는다" 반응
화이자 접종으로 AZ백신에 대한 신뢰도 드러나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당뇨도 있고, 고혈압도 있어 긴장을 했다. 그래도 화이자가 안전하다고 해서 더 안심이 된다.”

75세 이상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첫 날인 1일 서울 송파구에 마련된 예방접종센터에서 처음 화이자 백신을 접종한 박양성 씨(85세, 37년생)의 말이다.

이날 전국 49개 예방접종센터에서는 75세 이상 고령층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75세 이상 고령층에는 냉동 백신인 화이자 백신이 접종되며, 지금까지 접종 동의율은 약 86% 수준이다.

송파구 예방접종센터에는 접종이 시작되기 30분 전인 8시 30분부터 어르신들이 긴장된 모습으로 대기를 시작했다. 보호자와 함께 온 어르신도, 휠체어를 타고 온 어르신도 있었다.

접종 시간이 되자 송파구 직원이 마이크를 들고 접종 순서와 방법에 따라 설명을 시작했다. 예방접종센터에서 화이자 접종이 처음은 아니지만 75세 이상 어르신들의 접종이다 보니 당국은 더 많은 신경을 썼다.

이동이 불편한 어르신이 많아 직원들이 어르신들을 부축하거나 옆에서 함께 이동하는 모습이 펼쳐졌다. 이를 위해 송파구는 행정도우미를 배치, 어르신들의 이동뿐만 아니라 예진표 작성도 함께 돕고 있다.

또한 예진실에는 별도 마이크와 소형 스피커를 배치해 작게 이야기해도 어르신들이 잘 들을 수 있도록 배려했고휠체어와 돋보기 안경 등도 비치했다.

무엇보다 이상반응에 대한 대비를 철저하게 했다.

송파구 예방접종센터(사진=연합뉴스)
강미애 송파구보건소 건강기획팀장은 “이상반응에 대한 걱정이 많아 이상반응에 대한 안내를 철저하게 하고 있다”며 “이상반응이 나타나면 대기팀이 별도로 대기하고 응급팀이 병원으로 이송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접종 후 이상반응 체크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접종 후에는 이상반응에 대한 안내문자를 발송하는데 문제는 가족이 없이 혼자 사는 어르신들이다.

강 팀장은 “가족이 없으신 분들이 혹시 휴대폰 알림 문자 등을 놓칠 수 있다”며 “동주민센터 복지팀에서 통반장을 통해 안부전화를 할 예정이고, 연락이 안 되면 집으로 찾아가는 등 철저하게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제는 화이자 접종을 통해 극명하게 드러난 아스트라제네카에 대한 신뢰도다.

화이자 접종자 대부분이 ‘화이자라서 안심이다’라는 반응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송파구에서 첫 번째 접종을 마친 박 씨 외에도 두 번째 접종자인 서정옥 씨(86세, 35년생)도 “경로당이나 놀이터에서 (백신이) 위험하다고 해서 안 맞는다고 했는데 화이자라고 해서 맞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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