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형수 기자] 국내 주식시장에서 대표적인 중국인 관광객(요우커) 수혜주로 꼽히는 아모레퍼시픽과 호텔신라가 나란히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중국 정부가 사드(THH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와 관련해 잇달아 보복조치에 나서면서 투자심리가 극도로 악화된 탓이다.
10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이날 장중 한때 29만2000원까지 하락하며 52주 신저가를 다시 썼다. 올들어서만 주가가 10% 가까이 하락했다. 정부가 사드 배치를 결정한 지난해 7월 이후 6개월도 채 안돼 주가가 34% 급락했다. 이 기간중 기관투자가가 300만주 가까운 주식을 팔아 치우면서 주가가 꾸준하게 내리막길을 걸었다. 한국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사드 관련 리스크가 이어지면서 화장품업종에 대한 투자 매력이 크게 떨어졌다”며 “중국인 관광객이 줄면서 면세점을 통한 화장품 판매 성장률이 둔화할 우려가 있다”고 예상했다.
호텔신라 주가도 연일 뒷걸음질 치고 있다. 신규 면세사업자가 늘어난데다 국내 면세시장 성장의 열쇠를 쥔 중국인 관광객 성장률 둔화 우려가 주가 발목을 잡았다. 이날 호텔신라 주가는 3년 전 주가 수준인 4만6100원까지 밀려났다.
카지노 산업도 중국인 관광객이 줄었을 때 타격을 받는 업종 가운데 하나다. 올들어 주가 바닥이라는 인식과 함께 반등을 시도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사드 배치 이전과 비교했을 때 20% 이상 낮은 상태다. 또한 사드 배치 여파는 국내 대표 엔터테인먼트 업체 주가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에스엠 주가는 사드 배치 결정 이후로 35% 가량 하락했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주가도 32% 내렸다. 유성만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한한령(限韓令)으로 중국 현지사업이 지연되고 있다”며 “당분간 에스엠이 중국 사업을 재개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