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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단체, 안창호 인권위원장에 진정 제기…"청문회서 혐오 발언"

손의연 기자I 2024.09.09 15:52:04

9일 인권위 앞서 기자회견
"성소수자 등에 차별적 인식 드러내"
"인권위, 제 역할 할 수 있을지 우려"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시민사회단체가 안창호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위원장이 지난 인사 청문회에서 혐오발언을 했다며 진정을 제기했다.

안창호 인권위원장 취임식이 열린 9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국가인권위원회 바로잡기 공동행동’ 주최로 열린 위원장 청문회 혐오발언 차별 진정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규탄 발언을 하며 손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가인권위원회 바로잡기 공동행동은 9일 서울시 중구 인권위 앞에서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 자진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안 위원장의 혐오발언에 대한 차별진정을 접수한다고 밝혔다.

공동행동은 인권, 종교, 노동 분야 등 35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됐다.

이들은 안 위원장이 지난 3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인사 청문회에서 성소수자, HIV감염인 등에 대해 차별적 인식을 드러내고 차별금지법·평등법에 대해 왜곡된 주장을 펼쳤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안 위원장의 발언이 소수자에 대한 부정적 편견과 고정관념을 바탕으로 그 집단을 모욕·비하·멸시하거나 차별, 폭력을 선전한 혐오표현이라는 점은 인권위가 발간한 자료를 보더라도 명백하다”며 “인권위는 정치인, 공무원, 방송사에 의해 혐오표현이 이루어진 것에 대해 그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의견표명을 해왔고 이번 사안에서도 기존 선례에 비춰 합당한 판단을 내리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안 위원장이 취임한 상황에서 이같은 차별적 인식을 그대로 드러내면 인권위가 소수자 인권보호 기구로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나아가 인권위의 숙원 사업인 차별금지법·차별법 제정도 제대로 추진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명숙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활동가는 “차별금지법 제정을 비롯해 여성, 성소수자, 난민 등 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고 혐오 발언을 금지할 것을 권고한 지가 너무나 오래됐다”며 “혐오발언을 일삼는 자를 오늘 임명한다고 해 너무 참담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성소수자인권정책은 축소되고 실태조사와 인권침해 진정은 줄어들 것”이라며 “혐오와 차별이 마치 인권인 양, 표현의 자유인 양 왜곡돼 확산될 것이며 인권위원의 자격과 인권의 기준이 역전될 것으로 걱정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안 위원장은 이날 취임식에서 “다른 의견들을 경청하고 숙고한 후 민주적 절차에 따라 토론하겠다”며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제기된 여야 국회의원들의 지적과 질책, 언론의 우려와 걱정을 자신을 성찰하는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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