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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인재전형은 지역 학생들의 수도권 이탈을 완화하기 위해 2014년 도입된 이후 2016학년도 대입부터 시행됐으며 2023학년도부터 의무화됐다. 인구 수가 적은 제주·강원을 제외한 비수도권 지역의 의무 선발 비율은 40%이지만 정부는 올해부터 이를 60%로 확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의대 지역인재 선발 규모가 확대되면서 학부모들부터 동요하고 있다. 초·중학교 자녀를 둔 학부모 김모씨는 “아이들의 장래 희망이 의사인데 지방에서 준비하면 유리하다고 해 이사를 고민하고 있다”며 “특히 막내가 아직 초등학생인데 이사를 간다면 졸업 전에 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 강남구에 거주하는 학부모 최모씨도 “의대 모집정원의 60% 이상을 지역인재전형으로 선발한다고 하니 의대 진학을 노리고 지방 이사를 계획하는 지인들이 있다”고 했다.
입시 전문가들도 지역인재전형 확대가 대입에 미칠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 전북 지역 입시학원장 A씨는 “예년에는 의대 지방생 다수가 상산고로 진학하려고 했다면 지금은 일반고로 가서 내신을 챙겨 수능에 올인하겠다는 분위기”라며 “지역인재로 의대 정원의 최대 80%까지 충원하겠다는 대학도 있으니 외지로 빠져나가려는 움직임은 확연히 줄었다”고 했다.
부산 해운대구의 입시학원장 B씨는 “종전까진 내신 1.5~1.8등급의 경우 의대 지원은 생각하지 못했지만 의대 정원이 늘면서 지방에선 1.8등급까지 지원 가능하다는 기대가 있다”며 “지방으로 이주해 지역인재전형으로 의대 간 사례가 쌓인다면 향후 이동은 더 많아질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지역인재 선발 확대로 향후 지방 유학 수요는 더 커질 전망이다. 지역인재전형에 지원하려면 지방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해야 해서다. 특히 2028학년도 대입부터는 고교(해당 지역)는 물론 중학교(비수도권)까지 총 6년을 지방에서 나와야 하는 것으로 지원요건이 강화된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의대 지역인재전형을 노리는 지방 유학은 강원권·호남권·충청권 순으로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강원권의 경우 지역 고3 전체 학생은 1만 1732명인데 비해 지역인재 선발 규모는 150명으로 추정된다. 전체 고3 학생 대비 지역인재전형 선발 비율이 1.3%나 되는 셈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지방에 거주할수록 지역인재 전형을 통한 의대 합격에 유리한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며 “서울에서도 강원·충청권으로 이사하는 것이 좋을지 문의하는 학부모들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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