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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캐릭터를 생성하자마자 눈앞에 고품질의 깔끔한 그래픽이 펼쳐진다. 이후 광활한 대지를 달리던 캐릭터는 한 마리의 표범으로 변신해 속도감을 보여준다. 높은 곳에서 뛰어내렸더니 캐릭터가 독수리로 변해 드넓은 하늘을 활공하기 시작한다. 미려한 그래픽과 생동감 있는 움직임, 엔씨소프트(036570)의 PC 신작 MMORPG ‘쓰론 앤 리버티’(TL)의 첫 인상이다.
엔씨가 지난 7일 국내 출시한 ‘TL’은 올 하반기 게임 업계에서 최대 기대작으로 손꼽히는 게임이다. ‘리니지’로 성공을 거둔 엔씨가 ‘리니지’를 넘어서기 위해 선보이는 신규 지식재산(IP)이다. 특히 글로벌 시장 진출이라는 원대한 목표를 갖고 있는 엔씨에 있어 ‘TL’은 그 첫걸음이 될 작품이어서 기대가 더 높은 상황이다.
실제 ‘TL’의 초반부를 직접 플레이해봤다. 캐릭터 생성부터 레벨 10까지 초반부를 얼마나 몰입도 있게 구성했는지 체험하기 위해서다. 가장 눈길을 끈 건 역시 그래픽이다. 다소 오래된 언리얼엔진4로 개발됐지만 기술을 극한으로 끌어올려 그래픽을 최상으로 구현했다는 느낌이다.
캐릭터와 NPC(플레이가 불가능한 캐릭터들), 몬스터들의 움직임도 자연스러웠다. 걷거나 뛰는 모습, 공격하는 모습, NPC의 연기하는 모습 등 게임 속 모션캡쳐가 상당한 수준이다. 전투도 자동 방식을 없앤 만큼 기대를 모았는데, 단순 공격이 아닌 받아치기(패링)가 가능해 보다 전략성 있는 전투를 즐길 수 있었다. 다만, 회피 기능이 없다는 부분은 다소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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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는 ‘TL’을 내놓으면서 ‘페이투윈’(P2W·과금으로 경쟁에서 이기는 방식) 비즈니스모델(BM)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실제 게임 속 상점을 들여다보니 대부분 외형꾸미기나 배틀패스(접속 및 플레이에 따라 보상 지급) 상품(월 1만9,900원)에 그쳤다. 유료재화는 게임 속 아이템 거래소에서 필요한 정도였다. 많은 게임 이용자들이 우려했던 ‘확률형 아이템’은 없었다. 엔씨의 큰 변화다.
엔씨는 내년에 아마존게임즈를 통해 유통될 글로벌 시장에 기대를 걸고 있다. 외국에서 기대감도 커서 현재도 우회접속해 플레이하려는 이용자들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TL’ 출시 직후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에선 관련한 시청자 수가 6만 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미국의 대형 커뮤니티 ‘레딧’에서는 ‘TL’에 대해 “플레이 초반에 비해 중반 이후부터는 더 높은 점수를 부여하고 싶다”, “뛰어난 그래픽과 놀라운 풍경, 역동적인 움직임과 전투가 인상적이다” 같은 좋은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해외 게임 유튜버 ‘제우스 고스츠 MMORPGs’도 “2개 무기를 자유롭게 바꾸는 전투가 역동성이 있다”며 “아마존게임즈를 통해 글로벌 서비스가 열린다면 매우 강력한 게임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다른 유튜버 ‘데너’도 “순간이동을 해도 로딩이 없는 듯 유연하다. ‘TL’은 오랫동안 내 메인게임이 될 것”이라고 호평하기도 했다.
다만 ‘TL’은 국내 출시 직후 최적화 문제를 겪은 바 있다. 때문에 초반에 이용자 확보에 탄력을 받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엔씨가 발 빠르게 긴급 대응, 정상화를 시켰지만 초반 운영이 다소 아쉬웠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그럼에도 확률형 BM이 없고, 높은 그래픽 품질 등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부분이 있어 이후 세부 이용자 피드백을 얼마나 빠르게 적용시키는지가 국내 흥행의 관건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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