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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거대한 퇴사 행렬'…임금 인플레 심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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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기자I 2022.01.05 13:43:35

지난해 11월 미국 자발적 퇴사자 453만명
역대 최다…"더 좋은 직장 찾아 그만 둔 것"
임금發 인플레…소비자 판매가 전가할듯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북동부 메인주의 한 식당에서 일하는 소머 웰치(40)씨. 그는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당시 일하던 양조장이 문을 닫으며 일자리를 잃은 후 현재 식당에서 다시 일하기 시작했다. 인근 선박건조 업체에 다니는 그녀의 남편은 코로나19 때 일거리가 떨어져 담시 휴직했다가, 현재 복귀한 상태다.

웰치씨는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팬데믹 초기만 해도 약간의 저축을 할 수 있었다”면서도 “지금은 집세도 올랐고 각종 상품 가격도 오르면서 모아뒀던 돈이 거의 떨어져 버렸다”고 토로했다.

웰치씨는 당장 직장을 그만 둘 생각은 없다. 근무 시간을 유연하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서다. 웰치씨는 그러나 “주위에 임금을 많이 준다는 회사들이 있다는 걸 안다”며 “물가가 너무 올라 4인 가족이 생활이 안 될 정도가 되면 이직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용사이트 글래스도어의 대니얼 자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웰치씨 같은 사례의 영향력이 (고용시장에서) 커질 것”이라며 “고용주들이 (인력 채용을 위해) 경쟁하고 임금을 급격히 높이는 상황에서 이직하지 않는다면 뒤처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래픽=문승용 기자)


미국 월 퇴직자 453만 ‘역대 최대’

미국 퇴직자가 역대 최대로 늘면서 고용시장이 급변하고 있다. 팬데믹이 낳은 ‘거대한 퇴사 행렬(Great Resignation)’에 기업 구인난이 심화하고 임금 상승이 지속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임금발(發) 인플레이션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 노동부가 4일(현지시간) 공개한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자발적인 퇴직자(quits) 수는 453만명으로 전월 대비 8.9% 급증했다. 지난 2000년 12월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다. 같은 해 9월(436만명) 기록했던 기존 사상 최대치를 뛰어넘었다. 퇴직률은 3.0%로 나타났다. 이는 역대 최고 타이 기록이다.

레저·접객업에서만 지난해 11월 100만명 넘는 이들이 직장을 떠났다. 레저·접객업에 속한 숙박·음식업에서 무려 92만명이 그만 뒀다. NYT는 “주로 저임금 업종 근로자들이 근로 환경이 우수한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 나선 것”이라고 전했다. 도소매·교통업(100만명), 교육·건강 서비스업(66만명), 제조업(29만명), 건설업(21만명) 등에서도 인력 유출이 많았다.

코로나19에 상대적으로 더 노출된 현장직 근로자뿐만 아니다. 현지의 한 한국계 기업인은 “팬데믹 이후 재택 근무가 예상보다 더 자리 잡았다”며 “회사에서 떨어져 있다 보니 더 조건이 좋은 곳으로 옮길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고 전했다.

이직을 위한 자발적인 퇴직자에 해고(layoff and discharges) 등 비자발적인 퇴직자를 더한 전체 퇴직자(separations)는 627만명으로 나타났다. 이 역시 역대 가장 많다.

10명 중 4명 “올해 회사 옮길 것”

불룸버그는 “구직자보다 구인자가 훨씬 많아 직장을 옮기기 쉬워졌다”고 진단했다. 이날 함께 나온 미국 기업들의 지난해 11월 구인건수는 1060만명으로 집계됐다. 전월(1109만명)보다 감소했으나, 코로나19 사태 이전보다 훨씬 높았다.

실제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가 지난해 말 모든 연령대의 취업자를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중 39%는 “올해 새 일자리를 얻을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피델리티는 “특히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거대한 퇴사 행렬의 징후가 확실히 있다”며 18~24세에 걸친 Z세대 근로자를 언급했다.

스테이시 왓슨 피델리티 수석부사장은 폭스 비즈니스에 나와 “이직을 주제로 우리가 많은 관심을 기울인 첫 해였다”며 “거대한 퇴사 행렬에 대해 사람들이 어떻게 보고 있는지 연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자 임금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는 더 커지는 기류다. 기업의 인건비 상승은 시차를 두고 소비자 판매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향후 향후 1년 기대인플레이션은 6.0%(지난해 11월 기준)까지 올랐다.

(사진=AFP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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