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믿고 걱정 No" 접종 속도붙자…공원으로 바다로

이용성 기자I 2021.06.07 15:19:21

지난 주말 서울 도심·공원 인파로 북적
본격 가동된 백신접종과 시원한 날씨 맞물려
백신 접종에 안심된다는 반응도
방역당국 "야외에서도 감염 위험 발생" 경고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속도가 붙고 나들이하기 좋은 날씨가 이어지면서 서울 도심 공원과 번화가에 인파가 몰렸다. 백신 접종이 진행되면서 활동에 움츠렸던 사람들마저 기지개를 피면서 코로나19 이전의 모습으로 회귀하는 양상이다. 그러나 11월 집단 감염이 아직 요원한데다 산발적인 감염이 확산이 이어지고 있어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주말 서울 지하철 2호선 건대입구역 인근 번화가에 사람들이 북적이는 모습.(사진=이용성 기자)
◇백신 접종 속도 내자…“야외 활동 기지개 켜”

지난 주말인 5~6일 이데일리가 찾은 서울 도심 번화가·공원 등에는 나들이객들로 북적였다. 서울 뚝섬 한강공원에는 가족·연인·동호회 모임 단위의 사람들이 모여 강바람을 즐겼다. 대부분 음식을 섭취하느라 마스크를 쓰지 않았고, 거리두기 또한 지켜지지 않았다.

오후가 되고 햇빛이 강하게 쏟아지자, 그늘 잔디밭에 돗자리가 빽빽하게 들어찬 모습도 나타났다. 한강공원에서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돗자리 간격이 각각 2m 이상 떨어져 있어야 한다. 일부 사람들은 돗자리를 쪼개는 ‘꼼수’를 쓰면서 5인 이상 모여 앉기도 했다.

서울 도심 번화가의 거리도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가득 찼다. 서울 광진구의 한 유명 술집에는 오후 5시부터 입장하기 위한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기도 했다. 오후 6시가 되자 술집 대부분이 만석이었다.

지난 5일 서울 뚝섬한강공원에 돗자리 ‘쪼개기’ 꼼수를 이용해 사람들이 방역수칙을 위반하고 있는 모습.(사진=이용성 기자)
외부활동을 시작한 이들은 백신 접종이 본격적으로 진행됨에 따라 움츠렸던 활동에 기지개를 켰다는 반응을 보였다. 할머니와 같이 거주한다던 이모(26)씨는 “그전에는 밖에 돌아다니다가 코로나에 걸리고, 집에 있는 가족에게 옮길까 불안했었는데, 할머니가 백신을 맞고 나서부터는 걱정이 덜었다”라며 “이제는 거리낌 없이 친구들 만나러 나간다”고 털어놨다.

병원 근무자로 4월에 백신을 맞은 김모(27)씨 역시 조금씩 바깥 활동을 시작했다. 김씨는 “지병이 있는 가족이 있어서 웬만하면 직장 외에 어딜 쏘다니지 않았다”면서 “백신 접종을 하고부터는 안심이 돼서, 친구들과 모임 등 약속에 빠지지 않고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신 접종에 걱정 No?…전문가 “아직 경계심 늦출 때 아냐”

고연령층보다 비교적 활동 범위가 넓은 젊은 층이 앞으로 백신을 계속 맞기 시작하면서 이러한 양상은 더욱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부산 등 유명 관광명소에도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지난 1일 조기 개장하고 첫 주말을 맞은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등을 비롯한 해수욕장에는 수만명의 인파가 몰린 것으로 파악됐다.

백신을 믿고 코로나19가 끝나는 분위기에 취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방역 당국과 전문가는 코로나19에 대한 집단 면역이 형성될 때까지는 백신 접종을 하더라도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고 지적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미국이나 이스라엘 등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나라의 백신 접종률은 그렇게 높은 편이 아니다”라면서 “변이 바이러스 위험도 있고, 아직 경계심을 늦춰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도 7일 백브리핑에서 “야외에서 고성방가 등 비말이 많이 발생하는 행위는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높인다”며 “특히 야간에 모여서 음주하는 행위 등은 감염 위험도를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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