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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청장은 “사기 범죄는 꾸준히 증가해 최근 3년간 발생 건수 96만여건, 누적 피해액은 무려 68조9000억원에 이르고 있다”면서 “여러 외국 사례와 같이 갈수록 지능화·조직화 되는 사기 정보를 통합 분석하고 사전 차단하기 위해, 국가적 차원의 컨트롤타워를 마련해 국민의 재산을 보호하고 국가 경제를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지난해 8월 김용판 의원이 대표 발의한 사기방지기본법 제정 방향을 논의하며 주제 발표와 패널 토론을 진행했다. 법안의 주요 내용은 △경찰청과 관계 기관 협의를 통한 3년마다 사기방지 기본계획 수립 △사기 관련 정보의 수집·분석·제공을 위한 경찰청 사기정보분석원 설치 △전화금융사기 등 특정사기 범죄에 대한 위장수사·신상정보 공개 제도 도입 등이다.
경찰 출신인 김용판 의원은 “현행법 체계는 신·변종 수법이 지속 출현하는 사기 범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국가적 차원의 맞춤형 종합적 대책을 담은 사기방지기본법을 통해 경찰청 소속 사기정보분석원을 설치하고 사기죄 단일신고 및 대응 컨트롤타워 기능을 수행토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제 발표를 맡은 서준배 경찰대 행정학과 교수는 “정보통신 기술 발전으로 사기 범죄는 초국경화되고 있으며 전통적인 범죄 통제만으로는 한계에 봉착했다”면서 “영국·캐나다·싱가포르·대만·홍콩 등 세계 여러 국가가 통합신고센터 및 정보분석기구를 설립해 사기 범죄에 대응하고 있다”고 사례를 설명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나종민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적극적 사전 예방이 요구되는 사기 범죄 특성상 처벌 등 사후적 제재 위주의 경찰서 112신고 대응이나 고소·고발 사건처리 방식은 근본적 제약이 따른다”며 “사기정보분석원을 중심으로 구축한 통합 데이터베이스(DB)를 통신사·금융사 등 민간에서도 적극 활용토록 하는 게 효율적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김민수 의정부지법 판사도 주제 발표를 통해 “사기방지기본법안에 위장수사가 규정되면 법률유보 요청이 해소되고, 위장수사 도입으로 달성코자 하는 공익과 이로 인해 제한되는 사익을 비춰보면 ‘과잉금지원칙’도 준수하므로 일단 허용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신분 위장수사를 경찰 내부 자율통제에 맡기기보다 영장주의 취지를 고려해 법원의 허가 등 통제 절차를 보완하거나 검사를 거치도록 하는 입법을 고려할 필요가 있으며, 위장수사 대상자에 대한 수사기관 통지의무 규정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신상정보 공개명령이 도입된 청소년성보호법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위헌 의견을 고려해 특정사기 범죄에 대한 신상정보 공개명령 도입은 신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김대근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실장은 “수사의 밀행성과 신속성, 증거수집의 어려움 등으로 위장수사가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위법수집 증거 배제나 불법성에 대한 별도 책임을 묻는 사후적 통제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학경 성신여대 융합보안공학과 교수는 “실효성 확보를 위해 신분위장수사 목적의 가상 신분증 발행 근거와 미국·영국과 같은 정보원을 활용한 위장수사의 근거 마련을 제언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경찰청은 “공청회에서 논의된 내용을 토대로 사기범죄 방지 대책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