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안통치 신호탄"…국정원 압수수색에 뿔난 시민단체

황병서 기자I 2023.01.19 15:08:26

시민사회단체 231개, ''국정원 압수수색'' 규탄
"국정원, ''대공수사권'' 이관하지 않으려는 목적"
''공안탄압 중단’'' 등 3가지 요구…"시대착오적"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시민사회·종교단체들이 국가정보원과 경찰이 민주노총 등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등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한 것과 관련해 “공안탄압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시민사회종교 단체 231개는 19일 오후 1시 서울 용산구 용산동 전쟁기념관 앞에서 ‘윤석열 정권은 진보진영에 대한 공안탄압을 즉각 중단하라’ 기자회견을 열었다.(사진=황병서 기자)
민주노총 등 시민사회·종교 단체 231개는 19일 오후 1시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윤석열 정권은 진보진영에 대한 공안탄압을 즉각 중단하라’ 기자회견을 열고 △공안탄압 중단 △반인권·반민주 악법 국가보안법 폐지 △국정원 대공수사권 부활 시도 중단 등을 요구했다.

윤택근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은 “오늘 아침에는 서울경기북부지부 사무실 조합 간부의 휴대폰을 압수수색하는 등 공안몰이가 시작됐다”며 “자신들의 잘못을 이야기하는 시민사회단체들을 비롯한 민주노총에 재갈을 물리고 있다”고 했다. 이어 “민주노총에 대한 탄압은 곧 국민에 대한 탄압”이라면서 “공안몰이로 겁박하고 억압한다면 응당한 대우를 해줄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지훈 민변 사법센터 정보권력기관개혁소위원회 위원장은 국정원이 경찰에게 대공수사권을 이관하지 않으려는 움직임이라고 진단했다. 조 위원장은 “국회가 2020년 12월 15일에 본회의에서 ‘국정원법 전부개정 법률안’을 통과시키면서 올해까지만 국정원에게 대공수사권을 부여하고 있다”며 “국정원이 자신의 수사권을 (경찰에) 이관하지 않으려고 반개혁적인 목적으로 악용하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국정원이 국내 정치와 민간인에 대해 그 어떤 영향력을 미쳐서 안 된다는 것은 다수 합의”라면서 “이러한 개혁 방향에 대해 정면으로 역행하는 지금의 상황을 규탄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참여연대도 국정원을 앞세운 압수수색이 ‘공안 통치의 신호탄’이라고 규정하며 이 같은 반민주 행태에 맞서 싸우겠다고 밝혔다. 이지현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이번 민주노총 압수수색은 국정원을 앞세워 노동시민사회의 합리적인 비판을 탄압하겠다는 윤석열식 ‘공안통치의 신호탄’”이라면서 “시대착오적인 이 같은 행태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과거 수많은 간첩 사건을 조작했고, 무고한 시민을 간첩으로 몰기 위해서 증거 조작도 서슴지 않았던 국정원의 불법적인 행태를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치권도 가세했다. 이현정 정의당 부대표는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이 억울하게 누명을 쓰며 살다가 죽어갔느냐”며 “그런 일들이 지금 또다시 벌어지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일을 우리가 막아내기 위해서 또 얼마나 많은 희생을 해야 할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며 “그러한 상황이 다시 벌어지지 않도록 현장에서 막아서겠다”고 했다.

한편, ‘간첩단 사건’을 수사 중인 국정원과 경찰청은 전날 서울 중구 민주노총 본부를 비롯해 서울 영등포구 보건의료노조 사무실 등 전국 10곳 안팎을 동시다발적으로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에도 노동조합의 건설현장 불법행위 수사를 위해 민주노총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등 양대 노조 압수수색에 나섰다. 경찰에 따르면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지부 사무실 등 총 8곳에 이어 6개소를 추가해 총 14곳에서 압수수색을 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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