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과학연구원(IBS)은 조윤경 첨단연성물질 연구단구단 그룹리더 연구진이 근거리 전기 방사 기술에 쓰이는 고분자 용액에 염화나트륨을 더해 나노 섬유를 3차원으로 높게 쌓고, 나노 규모 구조물을 만들어 선보였다고 19일 밝혔다.
|
연구진은 이미 쌓인 나노 섬유와 새로 방사하는 고분자 용액 사이의 정전기력에 주목해 문제를 해결했다.
전기방사는 방사되는 고분자를 양 또는 음 전하를 띠게 한 후, 반대 전하를 띤 기판으로 쏘는 원리를 이용한다.
방사되는 고분자가 앞서 쌓인 나노섬유와 같은 전하를 띠기 때문에 정전기적으로 서로 밀어내는 척력이 생긴다. 나노 섬유를 두 층 이상 정확히 정렬하기 어려운 이유다. 연구진은 고분자 용액의 정전기력을 변화시키기 위해 여러 첨가물을 섞어보며 시험을 거듭했다.
연구진은 고분자 용액에 염화나트륨을 추가하면 나노섬유와 인력이 작용해 높은 나노 구조물을 쌓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염화나트륨이 섞인 고분자 용액은 전기전도도가 높아져, 나노 섬유로 쌓이자마자 전하가 기판으로 빠르게 이동한다. 처음과 반대되는 전하를 띠어 이후 방사되는 고분자 용액을 끌어당긴다.
연구진은 이 방법으로 나노섬유를 100개까지 일렬로 쌓아 약 7 마이크로미터(μm) 높이의 구조체를 만들었다. 기존에 한 층만 인쇄했던 근거리 전기 방사 기술과 달리 높이가 두께의 72배에 달하는 나노 벽을 제작해냈다.
연구진은 개발한 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기능성 물질이 코팅된 나노 구조체들을 제작했다. 고현협 울산과학기술원 교수팀과 전도성이 높고 빛 투과율은 거의 그대로인 3차원 투명 전극을 만들었다. 전극 모양으로 나노 구조체를 인쇄한 뒤 전기가 통하는 은으로 코팅하고, 투명한 실리콘 필름 안에 넣어 전극 제작 가능성을 제시했다.
조윤경 그룹리더는 “3차원으로 배열·적층한 나노 섬유를 제작해 미래에 나노전자공학, 스마트 재료, 바이오메디컬 장치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나노 레터스(Nano Letters)’에 지난 5일자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