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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가진 김익중 동일제강 대표(사진)는 업황 부진에 이처럼 솔직하면서도 당당하게 답했다. 20여년간 근무하며 쌓은 자신감이 묻어났다. 이달 유가증권시장 상장 준비에 분주한 김 대표를 최근 서울 강남역 인근 사무소에서 만났다.
지난 1959년 설립한 동일제강은 철강업계에서 유명한 동국제강(001230)의 계열사였다.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의 선친인 고 장상태 회장 일가가 경영권을 갖고 있었다. 유동성 위기를 겪으며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게 됐고 오너 경영체제는 끝을 맺었다. 김 대표는 “1995년 10월 영업부장으로 동일제강에 왔는데 1998년 3월 부도가 났다”며 “서울 구로동에 있던 공장을 1997년 안성으로 이전하면서 차입금 비중이 높아진 것이 원인”이라고 당시를 술회했다.
회사 주인이 바뀌고 직원들이 연이어 퇴사하면서 김 대표의 책임은 늘어만 갔다. 부족한 일손과 함께 제품 생산과 영업까지 돌보느라 눈코 뜰 새가 없었다.
2000년대 들어 회사 매출이 곧잘 나오게 됐지만 누적된 부채가 많은 탓에 늘 손해였다. 당시 영업이사였던 그는 살 길은 인수합병(M&A)이라고 판단하고 채권단을 설득해 매각을 추진했다. 2003년 첫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대협철강이 자금난을 겪으며 포기해 차질을 빚기도 했다. 이듬해 삼목과 합병하고 그룹 계열사인 에스폼알파가 회사 지분을 인수하며 최대주주로 올랐다. 1998년부터 이어진 기업 구조조정이 결실을 맺는 순간이었다.
그는 “2004년 새로운 동일제강으로 출발해 누적 부채를 정리하게 됐다”며 “이전까지는 주인도 없었고 물건을 만들어 팔면 직원 월급을 주는 데 바빴지만 2006년부터 법인세를 납부하기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2007년부터 대표를 맡아 경영 전반을 이끌며 성장을 거듭했다. 지난해 기준 매출액은 1222억원, 영업이익 9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2012년 27억원, 2013년 38억원으로 증가세다.
주력 사업은 PC강연선과 마봉강 두 축으로 나뉜다. PC강연선은 고탄소·고강도의 제품으로 원자력 돔이나 반도체 공장 등에 사용된다. 지난해 기준 시장 점유율 36.5%로 1위다. 마봉강은 원형이 아닌 각이 있는 ‘이형 마봉강’을 생산한다. 일반 마봉강보다 영업이익률이 5배 가량 높은 고수익 상품이다. 지난해 시장 점유율은 50%에 육박한다. 김 대표는 “두개 사업의 전체 비중이 85~90% 가량으로 판매량 비중은 PC강연선이 조금 더 높지만 금액으로는 마봉강이 더 높아 적절히 조화를 이루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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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를 맡고 난 후 주안점은 업계·사회에서 인정받는 기업을 만드는 것이었다. 견고한 철강업체의 틈바구니 속에서 이류로 분류됐던 회사를 상장을 통해 일류로 끌어올리겠다는 결심을 한 것이다. 상장 여건을 만들기 위해서는 지속 가능한 이익이 우선이라는 판단에 수익성이 우수한 신규 사업 발굴에 나섰다. 김 대표는 “지난해부터 알루미늄으로 만드는 세경봉 제품 판매를 위한 준비에 들어가 자동차 부품 업체의 잠재 공급업체로 선정됐다”며 “연내 시운전에 들어가 내년에는 제품 양산에 들어갈 예정으로 영업이익률 상승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의 친환경 규제 강화로 철강업 구조조정이 이뤄지면 2~3년 내에는 공급과잉이 해소될 것”이라며 “향후 50년을 영속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20~30년간 고생한 직원 뿐 아니라 회사를 믿고 투자하는 주주들에게 좋은 결과가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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