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형수 기자] 산업계가 엔화 약세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국내 증시에 상장한 여행주는 표정관리 하느라 급급한 모습이다. 원화 강세로 여행 비용이 감소하면서 해외를 찾는 여행객이 늘고 있다. 대체휴일제 시행으로 올해 공휴일이 12년 만에 가장 많은 67일이라는 점도 여행업계의 호재로 인식되고 있다.
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하나투어는 올해 들어 7.4%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2.9% 하락했다. 외국인과 기관 투자가가 하나투어에 대해 매수 우위를 보이며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해 말 14.74%에서 14.84%로 상승했다. 기관도 10만주에 달하는 주식을 매입했다. 하나투어와 함께 국내 여행시장의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는 모두투어도 6.3% 올랐다.
원화 강세와 엔화 약세로 일본을 찾는 여행객이 늘고 있다. 일본 정부관광국에 따르면 지난해 10월까지 한국인 209만2446명이 일본을 여행했다. 전년 동기 166만763명보다 11.54% 증가한 수치다. 2012년 9월까지만 해도 100엔당 1500원 가까이했던 엔화 환율은 최근 1000원 선까지 내려왔다. 엔화 약세가 장기화하면서 국내 여행사는 일본 여행 특가 상품 등을 내세워 일본 여행을 부추겼다.
달러-원 환율 강세도 이어지면서 지난달 하나투어를 통해 해외로 나간 여행객 수가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 패키지 상품을 이용한 송객수는 14만5227명으로 전년 대비 6.5% 늘었다. 티켓만 예약한 고객을 포함한 전체 송객수는 10.3% 늘어난 22만558명에 달했다.
조병희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겨울 동남아 여행 성수기에 필리핀 태풍과 태국 정치 이슈 등이 악재로 작용했음에도 여행객이 늘었다”라며 “1월부터 3월까지 월별 예약률은 8.0%, 29.9%, 28.5%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행업의 구조적인 성장 흐름도 국내 상장 여행업체 실적 개선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최민하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패키지 여행 시장은 여행 연령층 확대와 주요 여행업체의 원가 경쟁력을 고려할 때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라며 “두 여행사의 합산 패키지 수탁금은 올해에도 두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