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들이 집단 휴학계 제출을 예고한 20일을 하루 앞둔 19일 오전. 연세대 캠퍼스에서 만난 신입생 A씨는 의대생 ‘동맹 휴학’에 대해 말을 아꼈다. A씨는 올해 의대 입학 예정자지만 의대 증원과는 관련 없는 ‘질병 휴학’ 사유로 휴학계를 제출했다. 그는 “재학생들 사이에서 휴학 논의가 있는 것으로 알지만 이미 휴학신청을 한 터라 자세히 알지 못한다”고 했다. 연세대 관계자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오늘(19일)부터 수업 참여를 거부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전국 의대생들이 정부의 의대 증원 발표에 반대해 오는 20일을 1년간의 집단 휴학계 제출일로 정한 가운데 19일에도 서울 주요 의대에선 일부 학생이 수업에 참여하지 않는 ‘수업거부’ 움직임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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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이 진행 중인 한 강의실은 단 한 곳으로 열명 남짓 학생들이 수업을 듣고 있었다. 연세대 관계자는 “이미 휴학을 최대한 쓴 학생 등만 예외적으로 등교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연세대 의대생들은 아직 집단 휴학계를 제출하지 않았다.
의대 B교수는 “일부 학년은 학기를 이미 시작한 상태인데 오늘 얼마나 수업을 들으러 왔는지 보려고 나왔다”며 “정부가 의대 증원을 추진 중인데 늘어난 학생 수만큼 강의실에 책상만 더 놓는다고 될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의대는 교수와 학생 비율이 1:4 정도가 돼야 교육의 질을 담보할 수 있다. 인프라 확충 고민이 없는 증원 정책은 의학 교육에 대한 이해가 없는 대책”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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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기자가 만난 고려대·서울대 의대 학생들은 동맹 휴학 상황에 대해 즉답을 피했다. 이들의 휴학 명분은 의대 증원 반대이지만 여론이 우호적이지 않은 탓이다. 한국갤럽이 13~15일 전국 성인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의대 증원에 대한 생각을 물은 결과 ‘긍정적인 점이 더 많다’는 응답이 76%에 달해 ‘부정적인 점이 더 많다’(16%)는 응답을 압도했다.
한편 첫 번째로 집단 휴학계를 제출한 원광대 의대생 160명은 이날 휴학을 철회했다. 교수들이 직접 학생들을 설득했다는 후문이다. 가장 먼저 동맹휴학을 선언한 한림대 의대 역시 이날 오전까지 집단 휴학계는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