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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타임스는 소식통을 인용해 골드만삭스가 2017년 이후 파트너십펀드 자금을 활용해 미국·영국 기업 7곳을 인수했다고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파트너십펀드는 골드만삭스와 중국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가 주도해 설립한 사모펀드로 25억달러(약 3조3000억원) 규모다.
파트너십펀드가 인수한 기업 가운데는 군사적으로 민감한 기업도 포함됐다. 2021년 파트너십펀드는 영국 로이드인증원(LRQA)을 인수했는데 LRQA의 자회사 가운데 네티튜드는 각국 정부와 군대에 사이버 보안 점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파트너십펀드는 크라우드컴퓨팅 컨설팅 회사인 C프라임, 약물 임상시험 회사 파렉셀, 인공지능·드론 냉각시스템 보이드도 인수했다.
FT는 파트너십펀드의 투자를 두고 서방 정부가 외국인직접투자(FDI), 특히 중국 자금에 대한 경계를 강화한 상황에서 중국 국부펀드가 사모펀드 도움을 통해 주요 산업의 간접지분을 취득하는 방식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2016년 1960억달러(약 259조원)에 달했던 중국의 해외투자액은 지난해 1470억달러(약 194조원)으로 줄었다. 이는 중국 정부가 해외 투자에 대한 통제를 강화한 탓도 있지만 서방 국가에서도 중국 기업이 인수·합병(M&A)을 통해 핵심 산업 기술을 빼갈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된 영향도 있다. 지난해 독일 정부가 자국 반도체회사 엘모스를 인수하려는 중국 사이웨이전자에 제동을 건 게 대표적이다. 당시 독일 정부는 기술·경제적 주권을 인수 불허 이유로 들었다. 도이체방크의 로힛 삿상기는 “중국이 전 세계 최고의 자산, 특히 지적 자산을 사들이고 있다는 걸 세계가 깨달으면서 중국 기업의 M&A 속도가 느려졌다”고 금융전문지 아시아머니에 말했다. 하지만 사모펀드를 통해 간접적으로 지분을 취득하면 이 같은 통제를 우회할 수 있다.
골드만삭스는 파트너십펀드에 대해 “파트너십펀드는 미국 펀드매니저가 운용하는 미국 펀드로 모든 법률과 규정에 맞춰 관리되고 있다”며 “미국과 글로벌 기업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중국 시장에서 매출 증대를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영국 정부 관계자는 “(파트너십펀드 투자에 따른) 우려 사항이 확인되면 국가 안보 보호를 위해 주저 없이 권한을 행사할 것”이라고 했다.
골드만삭스는 그간 중국투자공사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3월 중국을 찾아 중국투자공사 펑춘 회장과 치빈 수석부회장을 만나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