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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현지시간) 로이터와 주요 외신에 따르면 지난 23일 밤 18세 남성이 운전하던 테슬라 자동차 한 대가 고속도로에 정차된 트럭에 돌진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펜실베이니아주 경찰은 사고 당시 테슬라 차량이 중앙차선에서 이동하면서 오른쪽 차선 폐쇄를 알리는 신호를 보내던 정차된 트럭을 들이받았다고 전했다. 경찰은 테슬라 차량이 오토파일럿 기능 적용으로 인해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었으며, 운전자에게 ‘운전 부주의’를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부상자는 없었다.
테슬라가 제공하고 있는 주행보조 시스템은 차선 내에서 앞서가는 차량의 속도와 거리를 유지하고 스스로 고속도로로 진입하는 ‘오토파일럿’과 완전자율주행으로 불리는 ‘FSD’ 등 모두 두 가지다. 테슬라는 오토파일럿 기능을 표준 기능으로 제공하고 있으며 운전자의 적극적인 감독이 필요하고, 자율주행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공지하고 있다.
그러나 주행보조 시스템으로 인한 테슬라 차량 사고는 최근 몇년새 급증하는 추세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10일 NHTSA 조사 결과를 인용해 테슬라 주행보조 시스템으로 인한 교통사고가 지난 2019년 이후 4년간 736건에 달했다고 전했다. 사망자 수도 모두 17명으로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높은 수치로 나타나 충격을 줬다.
NHTSA는 지난 2월 테슬라 모델S가 미 캘리포니아주 월넛크릭에 정차돼 있던 소방트럭과 충돌해 운전자가 숨진 사고를 계기로 테슬라 차량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테슬라 주행보조 시스템으로 인한 사고 가운데 특히 우려되는 것이 바로 오토바이와 응급 차량을 들이받아 발생한 사망사고가 많았다는 것이다. NHTSA는 오토파일럿 모드를 적용한 테슬라가 주차된 응급 차량에 부딪혔다는 보고를 12건 이상 접수했으며, 테슬라 차량이 오토바이나 긴급 차량의 점멸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조사하고 있다.
◇머스크 “사람 혼자 운전하는 것보다 안전” 자신했지만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그동안 테슬라의 오토파일럿 기능과 관련해 충돌률을 언급하면서 사람이 혼자 운전하는 자동차보다 더 안전하다고 주장해왔다. WP는 그가 기술 덕분에 사고가 거의 없어질 것이고, 이익이 해로움을 능가한다고 말해왔으나 막상 사고건수는 기술 결함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테슬라가 적용하고 있는 주행보조 시스템에 대한 의구심은 계속되고 있다. 댄 레비 바클레이즈 애널리스트는 지난 21일 보고서에서 테슬라가 자율주행 기술에서 주변 사물을 인식하는 데 레이더 신호를 이용하는 ‘라이다(Lidar)’ 센서를 이용하지 않고 머신러닝에 집중했는데, 이는 자율주행 실현에 더 어려운 길을 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테슬라는 운전자 지원 소프트웨어를 지속적으로 조정하는 한편 차량에 장착된 레이더 센서를 제거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내 테슬라 시장점유율이 높아지는 가운데 테슬라 차량 사고가 다른 교통사고에 비해 심각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미시 커밍스 조지메이슨대 컴퓨터공학 교수는 “테슬라 충돌사고는 다른 차량보다 더 심각하고 치명적”이라면서 “그 원인 중 하나는 FSD 사용이 확대되면서 도시와 주택가 도로에서의 운전자 지원도 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