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현지시간) 오후 스웨덴 예테보리에 위치한 볼보차의 토슬란다(Torslanda) 공장. 토슬란다 공장은 1964년에 준공된 볼보차의 가장 오래된 공장으로 전체 면적은 45만m²(약 13만 6000평)에 달한다. 이곳에서는 XC60, XC90, V60, V90 등 볼보차의 주력 모델이 대부분 생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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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차는 토슬란다 공장을 대중에게 공개한다. 비록 코로나19 팬데믹으로 2년간 투어를 중단했지만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만 하면 공장의 곳곳을 볼 수 있다. 이날 투어도 준비된 카트를 타고 약 1시간가량 공장 내 구획된 전용 경로를 이동하는 식으로 이뤄졌다.
먼저 방문한 압축(Press) 공장은 동그랗게 말린 20t 무게의 철판 코일이 눈에 띄었다. 이 코일은 크레인에 묶여 푸는 과정을 거친 뒤 컨베이어 벨트를 통해 자동으로 필요한 크기만큼 절단된다. 이후 공장 중심부에 위치한 5개의 노란색 타워에서 최종 강판된다. 특이한 건 무거운 철판이 계속 강판되고 있음에도 공장 내 소음이 적었다는 점이다. 이날 공장 견학을 담당한 프렌치스카 빅크린 가이드는 “강판 시 2300t의 압력이 가해지지만 프레스 공장 안에 소음은 적은 수준”이라며 “강판의 품질도 스웨덴 룰레오 공과대학교와 협업해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다”고 자부했다.
차체 공장에서는 자동화 로봇인 AB 1세대와 2세대가 불꽃을 튀기며 용접에 한창이었다. 용접 로봇은 차체당 5000개의 포인트를 찍는데 이 포인트 역시도 적절하게 찍혔는지 스캔 로봇들이 세부적으로 점검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차체 공장을 거친 차량은 도장과 조립라인을 거쳐 품질점검까지 이뤄진 뒤 최종 완성된다. 고객이 어떤 차를 어떤 옵션으로 주문했는지가 기록되는 ID 스테이션에서부터 차 1대가 생산되기까지 38시간이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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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완성차 업체들이 공장 내부에 대한 보안을 철저하게 생각하는 걸 고려하면 볼보차의 공장 공개는 신기한 광경이다. 빅크린 가이드는 공장 공개에 대한 이유를 ‘품질에 대한 자신감’이라고 설명했다. 그 비결은 ‘로봇과 사람의 밸런스’다.
자동차 강판을 생산하는 압축과 도장을 입히는 도장(Painting)은 100% 자동화를, 차체(Body) 공장은 설치된 로봇만 1400개에 달하는 등 높은 자동화율을 자랑하지만 소비자가 품질을 직접 경험하게 될 조립 공정은 다르다. 조립공장 역시 1100개에 로봇이 작업을 이어가지만, 일하는 근로자도 6500명에 달한다. 이들은 관리자 1명을 포함한 15명씩 한 팀을 이뤄 3교대로 일한다. 교대 시 기존 팀 관리자와 교대할 관리자들은 기존 인원들이 공정을 제대로 수행했는지를 더블 체크하는 식으로 품질을 점검한다.
로봇과 사람의 조화를 이룬 토슬란다 공장에서 품질 유지는 사람의 역할에 달려 있다. 다시 말해 근로자의 컨디션을 제때 유지해주는 게 관건이다. 공장 내 직원 휴게실이 ‘퀄리티 컨트롤’(Quality control)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공장 구석구석 근로자들의 환경을 신경 써주기 위한 흔적도 볼 수 있었다. 조립 공장 라인에는 근로자들이 작업 중 다치는 걸 염려해 철판 대신 나무판자를 깔아뒀다. 한 명 한 명 숙련공들의 존재가 품질을 유지하는데 필수인 이상 안전사고를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다. 직원들의 동선도 최소화했다. 필요한 부품들은 상부에 라이다(RiDAR)가 장착된 ‘AGVE’라는 전자동 트레이(Tray)가 나르고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아울러 토슬란다 공장은 사람 중심에서 환경 중심으로 변모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 최초로 탄소 중립을 달성했다. 볼보차는 공장에서 사용한 전기 및 난방으로 인해 대기로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순 증가가 없을 경우 완전한 기후 중립을 실현한 것으로 여기고 있다. 여기에 오는 2030년 전 라인업의 전동화을 선언하면서 공장도 체제 전환 중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