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의 포격 도발로 소중한 아들 서정우 하사를 잃은 김오복(61)씨는 연평도 포격 11주기를 앞둔 22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아직도 엄마로서 너무 미안하고 북한의 사과 한 번 없는 현실이 억울하다”며 “모든 국민이 11년 전 연평도 포격이 얼마나 무모하고 참혹한 도발이었는지 기억하기를 바란다”고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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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도 포격은 지난 2010년 11월 23일 북한이 인천 옹진군 대연평도를 향해 기습 포격 도발한 사건으로 1953년 7월 휴전 협정 이래 민간을 상대로 한 첫 대규모 군사 공격이다. 이 사건으로 서 하사와 고 문광욱 일병(전사 후 이병에서 1계급 특진) 등 해병대원 2명과 민간인 2명이 전사하는 등 수십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서 하사는 휴가 전날 밤 자신의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배야 꼭 떠라. 휴가 좀 나가자”라고 글을 올린 것으로 알려지면서 당시 많은 사람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광주광역시의 한 여자고등학교에서 36년째 교직 생활 중인 김씨는 “그때 당시 수능이 끝난 직후라 학생들 진로 상담을 하고 있었다”며 “‘드디어 휴가 나와요, 엄마!’라던 들뜬 아들의 목소리가 아직도 생생한데 오후에 ‘연평도 포격’ 뉴스를 보고 설마 했다”고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그는 “아들이 이왕이면 대한민국 남자답게 제대로 된 군생활을 해서 국가를 위해 헌신하겠다고 했다”며 “나 살자고 도피한 게 아니라 바로 부대로 복귀해서 전투 준비하려다 이런 상황을 겪었다. 힘들게 가버린 아이를 보면 억울하기도 하지만 살아 있는 군인 정신을 보여준 것이 그나마 위로가 된다”고 울먹였다.
변호사가 되기 위해 단국대 법학과에 진학 후 2009년 해병대에 자원입대한 서 하사는 책임감이 강하고 옳고 그름이 분명한 성격이었다. 김씨는 “아들이 사회인의 삶을 누리지 못한 채 공부와 군 생활만 하다가 가 버린 게 너무 미안하고 아쉽다”며 “아들 생일(8월 13일)에는 케이크를 사도 촛불을 불 주인공이 없다”며 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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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이 지나도 가슴이 쇠사슬로 묶인 것 같은 아픔을 느낀다는 김씨는 국가 안보를 위해서라도 북한의 무모한 도발과 포격에 대해 제대로 된 사과를 받은 뒤 남북 평화가 찾아오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연평도 포격은 우리 국민이 살고 있는 영토에 포격을 가한 제2의 6·25 전쟁 성격을 띤다”며 “수십명의 사상자가 생겼는데 그냥 넘어가지 말고 북한의 무모한 도발에 사과를 요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김씨는 누구도 안보의 위협에 예외가 될 수 없으며 국가가 나라를 위해 희생한 유공자들과 그 유족들을 위해서라도 잘못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간절히 말했다. 김씨는 “여기(광주)는 전방도 아니라 안보의 위협을 느끼지 못한 채 평범하게 교사 생활을 하며 살았었다”며 “그들이 위협용으로 무모하게 도발한 것을 간과하고, (북이) 화해의 제스처를 보내면 응하는 모습이 반복되면서 안보 의식이 약해지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올해도 여전히 국립대전현충원의 연평도 포격 전사자 묘역에서 열리는 11주기 추모식에 참석할 계획이라는 그는 “‘비 온 뒤에 굳어진다’고, 적어도 그동안 잘못한 건 그 책임을 묻고 사과를 받아낸 뒤 남북의 평화가 공존해야 단단한 안보 관계가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국가를 위해 헌신하다가 처참하게 희생된 장병들의 죽음과 유족들의 피맺힌 한이 풀어지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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