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해외 투자은행(IB)인 노무라는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1분기 ‘깜짝’ 결과를 냈지만 2분기 이후 점차 둔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소비가 살아나지 쉽지 않은 데다 수출 증가 폭도 좁아질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권영선 노무라 이코노미스트(전무)는 7일 오전 서울 광화문 본사에서 연 미디어브리핑에서 1분기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1.1%를 낸데 대해 “예외적이었다”고 평가했다.
1분기 대내외 여건이 이례적으로 좋았다는 이유에서다. 중국에선 기업이 부품 수주를 당기는 등 재고 확충에 나섰고 미국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보호무역 정책 관련 불확실성 줄어들었다. 대내적으로도 탄탄한 건설투자에 수출과 맞물려 설비투자도 좋아졌다.
노무라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2.4%에서 2.7%로 상향 조정했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1분기 성장률만큼만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여기엔 추가경정예산 편성 효과도 포함됐다.
권 전무는 상반기 증가세를 보인 수출(전년동기비 15.8%↑)에 대해 “상반기 수출에 예상 외로 단가가 영향을 크게 준 데다 종전 건조한 선박 인도 일정이 몰렸다”며 “수출 증가율이 하반기 들어 둔해질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정부가 추경까지 편성하며 소비 진작에 나섰지만 소비가 늘기엔 구조적으로 제약하는 요인이 있다고 노무라는 분석했다. 지난해 혼인 건수 감소율은 7.3%로 혼인 적기인 연령대 인구 감소율(3%가량)보다 더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 대표적 예로 꼽혔다.
그는 “그만큼 미래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의미”라며 “가계부채 문제도 있어 소비 증가율이 성장률을 따라가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때문에 노무라는 한국은행이 내년 하반기께나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요국 중앙은행이 통화정책 정상화를 진행한 것을 다 확인한 이후의 시점이다.
권 전무는 “문재인 정부의 소득 주도 성장이 성공하려면 튼튼한 재정이 필수”라며 “재정 건전성 차원에서 안정적으로 세수를 확보하기 위해선 명목 경제성장률이 유지돼야 하기 때문에 한은 입장에서도 어느 정도의 물가 오버슈팅을 용인할 것”이라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