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위축된 파생상품시장 살리기 위해 한국거래소가 직접 해외 기관투자자들을 찾아 나선다. 1대1로 만나 국내 파생상품을 적극 홍보하고 최근 정부가 발표한 파생상품 거래제도 개혁안에 대해서도 설명할 방침이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 파생상품시장본부는 이달 말 홍콩과 싱가포르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개별 IR을 진행할 계획이다.
그동안 국제파생상품 컨퍼런스나 엑스포에 참가해 다소 수동적으로 한국 파생상품시장을 홍보했다면, 이제는 한국 파생상품시장에서 실질적으로 투자주체가 될 만한 기관투자자들을 찾아가 알리는 ‘타겟 마케팅’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는 위축된 한국 파생상품 시장을 살리기 위한 것이다. 거래량 면에서 전 세계 1위였던 한국 파생상품시장은 규제강화 등으로 위축돼 지난해 9위로 추락했다. 증권사들의 리스크 관리 강화, 기초자산의 변동성 축소, 과세 움직임까지 더해지면서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처럼 침체된 시장에 ‘큰 손’들을 모셔오면 활기를 띠지 않겠냐는 것이다. 특히 한국거래소는 전문지식 없이 고수익만 바라고 불나방처럼 뛰어드는 개인투자자들 보다는 고빈도 대량 거래를 하는 해외 기관투자자를 유치하는 것이 양적 성장은 물론이고 질적으로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금융당국이 발표한 파생상품시장 발전방안에서도 개인투자자의 시장 참여 요건을 강화하는 한편 은행에게는 파생상품 직접 매매를 단계적으로 허용하는 등 전문투자자 참여를 확대키로 했다. 파생상품시장을 기관투자자들이 참여하는 소위 ‘프로들의 시장’으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한국거래소는 이번 홍콩과 싱가포르 기관투자자 대상 IR에서 코스피200선물을 위주로 홍보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아울러 V-코스피200 선물, 섹터지수 선물, 미국달러 야간 선물 등 앞으로 상장예정인 파생상품과 장기 결제월 물 도입안에 대해서도 설명할 예정이다.
김도연 한국거래소 파생상품시장 담당 상무는 “실제 한국 파생상품을 주문할 만한 유력한 기관투자자들을 엄선해 만날 것”이라며 “덩치가 큰 코스피200선물을 비롯해 다양한 상품을 소개하고 파생상품 제도 바뀐 부분을 주로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거래소는 이번 IR에 이어 연내, 늦어도 내년 초에는 유럽 금융중심지인 영국 런던의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도 파생상품 IR 활동을 할 계획이다.